이석기 녹취록…˝내란 음모˝ vs ˝날조·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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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녹취록…˝내란 음모˝ vs ˝날조·왜곡˝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8.30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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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전복 세력의 국헌 분란인가, 국정원의 대국민 사기극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내란 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주요 일간지에서 입수한 국가정보원이 확보했다는 'RO 회합'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5월 합정동 종교시설에서 친북 성향으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 내 지하조직원 130여명과 함께 비밀회담을 갖고 전시상황을 대비한 군사조직 도모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특히 그는 북한 정권이 자주 사용하는 자주, 결전, 결사, 혁명 등의 키워드 및 무력의 중요성 등의 키워드를 주요하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문 RO는 '혁명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2003년 8월 이후로 지하혁명조직이 시작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이 의원이 2002년 민혁당 활동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03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직후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는 관측이다.

이 의원은 RO회담에서 남북 전쟁 발발에 대한 준비 관련, "승리를 위해 철저한 정치 군사적 를 해야 한다"며  "고난을 각오하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 오는 전쟁을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 전쟁을 준비하자. 그야말로 끝장을 내보자"고 역설했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뉴시스.

그는 또 "현실은 힘과 힘의 싸움이다. 60년 동안 형성됐던 (대한민국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한다. 전국적인 범위에서 최종 결전에 결사를 하자"며 "현 정세는 낡은 지배질서를 무너뜨리는 새로운 단계로 가는 대격변기이다. 조선민족으로 표현되는 자주 역량, 힘에 의해 승리로 가는 국면은 분명하다"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어 "조선민족이라는 자주적 관점에서, 남녘의 혁명을 책임지는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출발"이라며 "한국사회의 진보 보수, 진짜 가짜를 가리는 유일한 가치가 자주다. 자주야말로 그 어느 세력도 흔들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밀회담 말미에 이 의원은 모임을 정리하는 발언 관련, "실질적, 물질적, 기술적 준비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며 "민족사의 60년의 총결산이라는 것을 깊이 자각해서 여기 동지들이 즉각 전투태세로 돌아가 당장 준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한순간에 (규합할 것으로)우리 서로를 믿고 마치겠다. 바람처럼 사라지시라"로 명했다.

당시 모임 참석자 중 일부는 전쟁 대비 계획으로 △총기 사용 관련, '장난감 비비탄 총에 카스 쇼발을 개조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살상무기가 된다', △유류 시설 관련, '평택의 유조차가 니켈 합금으로 돼 있는데 두께가 90cm이다. 우리가 차로 다이너마이트를 싣고 와 어떻게 해야 한다',  △통신시설 관련, 'KT혜화지점을 폭파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은 이 같은 녹취록 내용에 대해 "청와대와 국정원의 사기극"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국정원이 입수한 녹취록은 날조된 것"이라며 "녹취록 어디에도 이 의원이 내란을 음모한 발언이 없다. 관련자들의 발언 취지도 왜곡됐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국정원이 문제삼은 RO회의에 대해서도 "지난 5월 10일, 통합진보당 경기도당위원장이 소집했던 당의 공식 당원 회의"라며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세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의원은 강사로 초청받아 연설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통진당 김재연 의원도 당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내란음모사건의 근거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료들이 나왔다. 모두 다 황당한 일들"이라며 "저는 국정원을 대국민 사기극 기획단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의 연관 가능성에 대해 "전혀 무관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국정원이 항상 이런 사건을 벌일 때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MBN <뉴스특보>에 출연, 통합진보당의 공식 입장에 대해 "날조됐다고 말하면서도 조목조목 반박을 못하고 있다"며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정태원 변호사는 "녹취록 자료만으로는 내란음모죄가 성립될 수 없다"며 "이 녹취록 외에도 다른 증거를 합쳐서 유죄로 인정될 수는 있을 듯"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여야는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정부여당은 체포동의안 즉시처리에, 제1야당은 사실관계 확인 후 처리에 방점을 찍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연찬회 참석 중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오전 브리핑 자리에서 "체포동의서 요구서가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적시된 내용을 보고 당 지도부가 국회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처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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