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압수수색, 지하조직 배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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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압수수색, 지하조직 배후 맞나?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08.28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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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내란 예비음모·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이정희 반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28일 국가정보원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해 내란 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날 국정원은 수원지검의 수사지휘를 받고 이 의원 자택과 사무실, 진보당 관계자 자택 및 사무실 등 18곳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대상자는 10명으로 이중 진보당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은 긴급 체포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29일께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TV조선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의 육성이 담긴 남한내 공산혁명 녹취록을 확보한 가운데 이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국정원이 확인한 녹취록에는 북한 침략 발발시 “파출소나 무기 보관소 등을 습격 할 것”, “유사 시 총기를 준비할 것” 등 북한을 돕자는 내란음모 수준의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의원은 변장한 채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뉴시스

또 이석기 의원 관련, 국정원이 발부한 압수목록에는 지하조직 RO(무장인민혁명기구의 약자)강령·규약·목적 등이 포함한 문건, 총포·탄약·폭발물 화약 등 무기류 조달방법이 기재된 문건, 국가기밀·군사기밀·군사시설 등 탐지 문건, 국헌문란 목적을 모의한 입증자료가 기재된 문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석기 의원은 그간 종북 지하정당인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재건 및 경기동부연합 배후로 지목받아 왔다. 민혁당은 주사파(NL)의 대부였던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와 그의 동료 하영옥이 1992년 만든 점조직이다. 이들의 주요 강령은 고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가 주도적으로 만든 김일성 주체사상이었다.

이후 민혁당을 총괄한 김 씨는 잠수정을 통해 북한을 방문하고, 김일성을 직접 만나게 되면서 인식의 변화를 겪게 된다. 북한정권의 실상을 접한 결과 자신이 옳다고 여겼던 주체사상과는 상당히 모순됐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김 씨는 1996년 민혁당을 해산시키고 1998년 <시대정신>을 창간, 북한민주화운동가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김 씨의 동료였던 이석기(당시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의원의 경우는 민혁당이 공식적으로 해산된 후에도 하영옥(당시 민혁당 총책임자)씨 등과 함께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민혁당의 재건에 힘썼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물론 이 의원은 민혁당 재건 활동에 대해 적극 부인해 왔다. 그는 지난해 tvN<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 "당시 수배중이라 민혁당에 가담해 활동한 적이 없다"며 "(민혁당 재건파 총책으로 알려진) 하영옥 씨와도 10년 넘게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주사파(NL)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를 넘어 모욕이다. 종북 운운하는데 종미가 훨씬 더 문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의원에 대한 종북 논란은 쉽게 불식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등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던 것도 한몫했다.

김영환 씨는 종북주의 논란에 휩싸인 이 의원에 대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석기와는 15년 동안 직간접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는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행동양식이나 그쪽에서 발표되는 공식적인 정책이나 이런 걸 볼 때 여전히 과거 (종북주의)식의 생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예전 주사파 운동을 했던  또 다른 관계자도 "민혁당은 전국연합과 달리 지하조직이기 때문에 관련 인물이 외부에 알려진 바가 없다"며 "이들은 한총련, 경기동부연합 등을 모아놓은 대중 연합체 조직인 전국연합의 곳곳에 투입돼 활동했다. 이석기 의원 역시 민혁당 재건에 힘썼다고 알고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중국어통번역과를 졸업했다. 1999년 민혁당 사건이 국가정보원에 적발되자 수배생활을 하다, 2002년 5월 체포됐다.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 의원은 2003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지난 4.11총선 때는 부정선거 논란의 중심에 있었으며, 분당된 당권파의 핵심으로 거론됐다.

한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당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이 내란 예비음모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 중인 것에 대해 "용공조작극"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아울러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아버지나 딸이나 위기탈출은 용공조작 칼날 휘두르기"라고 적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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