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당선으로 본 역대 최다선은, 'YS'와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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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당선으로 본 역대 최다선은, 'YS'와 'JP'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11.0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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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의 힘, 정치 복원 이룰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10·30 재보궐 선거의 승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지킨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7선)은 '현역 최다선 의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청원 당선을 계기로 바라본 역대 최다선 의원들의 면면에 눈길이 쏠리는 한편 거물급 다선의원들의 정치 복원 역할론에도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최다선은 9선으로 김영삼(YS)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박준규 전 국회의장을 들 수 있다. YS는 한국정치사상 최연소 국회의원, 최다선 기록, 문민정부의 첫발을 내디딘 전무후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승만 자유당 정권 시절 25세라는 나이에 국회에 입성, 거제 1회, 부산 서구 7회, 비례 1회를 거쳐 9선에 올랐다. 목숨을 걸고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초산테러, 정치활동 구금 등의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덕분에 군정 종식을 이룬 첫 문민정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YS가 대통령이 되어서 정치군인들을 일소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은 것이다. 청와대 안가를 철거하고 금융실명제도 시행했다. 금융실명제를 간단히 봐서는 안 된다. YS가 아니면 못 했다. 며칠 만에 정치군인들을 잘라냈는데, YS의 용기와 결단은 알아줘야 한다. 정치군인들이 숨 못 쉬게 한 것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 새누리당 서청원 화성갑 당선자.ⓒ뉴시스.

예전 <시사오늘>과의 '민산 되짚기' 인터뷰에서 서청원 의원이 한 말이다. 평생의 정치적 동반자는 박근혜 대통령일지 몰라도 서 의원의 정치적 스승은 YS로 알려졌다. 그는 YS를 도와 민주화 투쟁을 함께했으며 문민정부 당시에는 정무장관과 원내총무를 지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2인자 혹은 후계자로 불렸던 김종필 전 총리는 박정희·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정계에 입문했으며, 1963년 민주공화당 소속으로 6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래 16대까지 11·12대만 빼고 부여 6회, 비례 2회, 임명 1회를 거쳐 9선을 기록했다.

박준규 전 의장은 1960년 민주당 후보로 5대 민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5·16군사정변 후 공화당에 입당한 가운데 5~10대, 13~15대 등 총 9선(성동을 2회, 대구 달성에서 7회)을 거쳤다. 국회의장을 3번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역대 8선 경력 의원 역시 3명으로 정일형 전 의원, 이만섭 전 국회의장, 김재광 전 국회부의장이 있다. 정일형 전 의원의 아들은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이고, 손자는 정호준 초선의원으로 이들 가족은 3대를 이어오며 총 14선의 영당을 누리고 있다.

7선 의원부터는 역대와 현역의원으로 나뉜다. 먼저 역대로는 김재순·신상우·오세응·유진산·이기택·이병희·이재형·이철승·정해영·조순형·황낙주 전 의원 등이 있다. 현역 7선 의원은 정몽준 서청원 의원 단 두 명뿐이다. 서청원 의원보다 앞서 7선 고지에 올랐던 정몽준 의원은 1988년 13대 울산 동구에 출마해 당선된 이래 19대 총선(서울동작을)까지 연달아 7선에 성공했다.

30년 경력의 원조 친박 서 의원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경기화성갑에 출마, 민주당 후보를 크게 누르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1년 11대 총선에 출마해 민주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중앙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3대 총선을 앞두고 상도동계가 된 그는 YS가 이끄는 통일민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되며 당 대변인과 김영삼 총재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18대까지 한나라당 국회의원직을 유지했고, 2002년에는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다.

현역 6선 의원은 3명으로 새누리당 강창희 국회의장(대전중구)과 이인제(충남논산금산계룡)의원, 민주당 이해찬(세종시) 의원 등이 있다. 이중 이인제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 마찬가지로 YS의 직계로 분류되고 있다. YS를 두고 "정치적 아버지"이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는 이 의원은 1988년 상도동계로 정치를 시작했고, 문민정부 때는 최연소 노동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1997년 대선에서 차기대권주자 0순위로 꼽혔던 그는 여러 정치 굴곡에도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으며 6선까지 올랐고, 현재는 새누리당 숨은 차기당권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역대 최다선 의원들이 과거 어려운 국정 난맥을 해결하는 디딤돌 역할을 해왔듯 현역 최다선 의원을 포함한 다수의 거물급 중진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갖는 오랜 의정 경험과 정치 관록이 정치실종의 부재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시선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정치권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와 다를 바 없는 진영 싸움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아 왔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굵직한 현안이 정쟁의 화약고로 등장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종됐다는 혹평이 제기된 지 오래다. 때문에 다선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 변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역 최다선 의원들의 최근 발언은 그런 점에서 반갑다. 정몽준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화성갑 유세 활동을 지원할 당시 "서청원 후보가 국회에 오시면 저와 함께 최다선 의원이 된다"며 "정치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 의원도 당선 후 국회 입성을 하게 된 소감으로 "야당과의 대화문화 정착에 나만큼 열심인 사람이 없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야당과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만한 사람"이라며 여야 가교역할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전했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내에서도 최다선 의원이라는 정몽준 의원이나 6선의 이인제 의원 같은 경우 상당히 국정운영에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주문들이 정치권 안팎으로 많았지만, 그것이 과연 박근혜 대통령께 얼마만큼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며 "그런 차원에서 7선 의원이 된 서청원 의원이 박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당정청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국정운영 안정에 일정정도 기여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청원 의원은 인맥이 넓고 품성면에서 주위의 평이 좋다"며 "평소 성품대로 정치를 하면 여야 가교 역할 등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기존의 다선 의원들이 정치적 가교 역할을 잘 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선 의원들 중에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의원들도 많다. 지역구 관리만 잘해도 다선의원이 된다. 때문에 다선 의원이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가 않다"며 "서청원 의원은 단순한 다선 의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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