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희귀 음반 마스터 음원으로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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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희귀 음반 마스터 음원으로 재발매
  • 박지순 기자
  • 승인 2010.04.0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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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리듬온에서 시디로 나와
 
전설적 포크 희귀 명반이 마스터 음원으로 재발매 됐다. 가요 희귀 음반을 재발매해오고 있는 ‘리듬온 레코드’(대표 손병문)가 또 한 번 내놓은 역작이다.
 
1972년 초반이 나온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음반은 발매 당시 500장만이 제작돼 서점을 통해서만 판매됐다. 38년이 지난 지금 초반이 과연 국내에 남아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실물을 찾아보기 힘들며 당연히 부르는 게 값이다.

어렵사리 음반 시장에 나오는 초반마저 보존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곤 했다. 이마저도 100만 원 대를 호가한다.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음반은 국내 포크 음반으로는 방의경 독집 음반과 더불어 수집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1989년과 1991년 두봉과 서울음반을 통해 LP로 재발매된 사례가 있다.

두봉과 서울음반 재발매반은 수집가들의 욕구를 일부 해소해 주긴 했지만 역시 한정된 발매량으로 10만 원 이상에 거래돼 쉽사리 구입하기가 어려웠다. 여기다가 저작권 등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초반과는 다른 자켓이 사용됐고 수록곡도 일부 달랐다.
 
▲ 38년만에 오리지널 자켓과 수록곡으로 재발매된 리듬온 레코드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시디.     © 리듬온 레코드


이번에 리듬온 레코드를 통해 공개된 시디는 1972년 발매 초반의 자켓과 수록곡을 완벽히 재연했을 뿐만 아니라 재발매 음반에 추가 수록됐던 3곡과 2집에 실을 생각으로 아껴두었던 박두영의 미발표 트랙 2곡까지 담고 있어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손병문 대표는 “이 음반의 재발매까지 6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가요사의 희귀 명반들을 재발매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 언론과 평론가들로부터 ‘가요사를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평을 들어 왔다.
 
 그가 발굴했던 음반들은 오리지널 음원을 찾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발매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곤 했지만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은 유독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재발매 음반은 마스터 테입을 찾지 못하면 LP를 복각하게 되는데 기술상의 한계로 잡음이 일부 섞일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초반이 38년 전에 발매된 점을 감안하면 손 대표가 마스터 테입을 발견한 것은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재발매 LP에만 수록됐던 3곡과 미발표 2곡의 권리를 얻어 초반의 수록곡과 함께 한 음반에 담아내기 위해 그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이 발표된 1972년은 국내 포크계가 자생적 창조물을 내놓기 시작한 시기다. 바로 1년 전 한대수와 김민기의 등장은 번안가요 위주의 가요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이중 김민기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저항적이면서도 시적인 노래를 발표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청년문화를 형성했다.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1970년대 청년문화의 초기 결과물이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 음반은 수원 시민회관에서 열렸던 ‘내슈빌파’의 라이브 공연을 음반으로 제작했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원 시민회관 공연이 열렸던 건 사실이지만 음반 녹음은 음반 제작사인 유니버어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수록곡을 귀기울여 들어보면 스튜디오 녹음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같은 해에 나온 ‘맷돌 밝은 노래 모음’(이 음반도 2004년 시디로 재발매 됐음) 음반과 비교해 보면 ‘아름아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의 성격이 보다 분명해 진다. ‘맷돌’에 참여한 가수들의 면면을 보면 4월과5월, 송창식, 서유석, 양희은 등 벌써 직업가수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불나무’의 방의경, ‘나 돌아가리라’의 김광희(김광희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음원)가 일반에게 어느 정도 알려졌을 뿐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참여 멤버들은 당시로는 순수 아마추어에 가까웠다. 이것은 ‘아름다운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를’ 음반이 자생적 포크의 원형을 가장 근접하게 담고 있다는 의미다.

리듬온 레코드의 시디 재발매로 그동안 고가의 LP를 소장하지 못했던 국내 포크 팬들의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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