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의 시사보기>정치 졸부와 사랑방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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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의 시사보기>정치 졸부와 사랑방 손님들
  • 강상호 자유기고가
  • 승인 2014.01.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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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강상호 자유기고가)

개발붐을 타고 부동산 졸부가 한때 인구에 회자한 때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비난하면서도 부러워했지만, 철학이 없는 그들이 우리 경제의 중심이 될 수는 없었다. 

졸부는 경제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기존 정치권이 불신을 받으면서 정치권에도 정치 졸부가 등장해 허세를 피우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정치세력화하는 안철수 의원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했다.  1월 5일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정치 졸부와 사랑방 손님들의 모습을 연상한 것은 왜 일까?

안철수 현상과 정치인 안철수, 이 시대 한국정치의 기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 마디로 이야기한다면, 안철수 현상은 실체가 있는 것이고, 정치인 안철수는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무지개는 구름이 걷히고 날이 개이면 사라져 간다.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성공 여부를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은 아직도 정치 인턴에 불과하고 새정치추진위원회에 모여드는 이들은 주인이 아니고 손님이기 때문이다.

인물 면에서뿐만 아니라 상황 면에서도 그렇다. 선거와 관련된 금년의 일정을 보면, 6월 4일 지방정부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고, 7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다.

광역단체의 경우, 기존 정당공천제가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기초단체의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당론으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무공천을 결정하였고, 새누리당도 시간을 끌고 있지만 결국 무공천 쪽으로 당론을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진인사의 바람을 기대하는 안철수 신당은 큰 지렛대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다.

기초단체가 신인들의 무대가 될 수 있는데 반해, 광역단체의 경우 중진 정치인들의 무대인데 안철수 신당이 내세우는 명분과 관리능력으로 당선권에 들 수 있는 중진들을 불러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구도 면에서도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보아도 안철수 신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서울의 박원순, 경기도의 김문수, 인천의 송영길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이에 도전하는 여야 후보군들도 또한 안철수 신당 후보군들보다는 한 수 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7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경우, 현재 고등법원의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남겨 둬 재보궐 선거가 예상되는 지역은 대략 7군데로 예상되고, 여기에 단체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몇 몇 지역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둔 7군데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특별시 1곳 서대문을(새, 정두언), 경기도 2곳 수원을(민, 신장용), 평택을(새, 이재영), 인천광역시 2곳 인천 서·강화을(새, 안덕수), 계양을(민, 최원식), 충청남도 1곳 서산·태안(새, 성완종) 그리고 전라남도 1곳 나주·화순(민, 배기운) 등이다.  종합해 보면 수도권이 5명, 충청권이 1명 그리고 호남권이 1명이다. 

여기서 안철수 신당이 몇 석이나 얻을까?  야권이 분열되면 어려운 싸움인데, 안철수 신당이 야권 연대를 한다면 동력을 크게 잃는다는 점에서 7월 재보궐 선거도 안철수 신당에게 도약의 전기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안철수 새정치추진위원회가 어느 시점에서 신당을 창당할지 모르겠지만, 신당 추진 주체로 보아서나 선거 상황 구도로 보아서도 신당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당이 내세우는 새 정치 구상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안철수 의원 본인이 새 정치를 위해서 차기 대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결의가 없다는 점에서 정치 졸부와 사랑방 손님들의 대의(?)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것이다. 

기고는 <시사오늘>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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