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마치 2008년으로 돌아간 듯 했다.
집회 참가자의 손마다 들려있는 피켓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들은 거리로 내려섰고 경찰은 물대포를 겨눴다.
전국이 혼란과 광기에 휩싸였던 그곳, 그 현장에 다시 서 있었다.
장애인 복지, 비정규직 철폐, 반값 등록금, 대학 청소 노동자 환경 개선, 공기업 민영화…, 여기저기서 불평등에 대한 주장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시위대는 차 벽 뒤에서 내려다보는 물대포를 피해 우왕좌왕했다. 선두의 외침은 허공에 흩어진다. 대열을 하나로 뭉칠 뚜렷한 명분이 없으니 마치 파도 앞 모래성 같다.
정부는 한층 체계적이고 단단해진 진압으로 대답했다.
인도는 갑옷을 둘러쓴 전투경찰 대열에 쥐새끼 한 마리 지나갈 수 없고 집회자들이 점거한 도로 양 끝은 차 벽에 가로막혔다. 빌딩 숲 사이 골목 끝엔 토끼몰이 하듯 경찰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8년부터 이어진 물대포에 대한 학습효과가 2014년 2월 25일 박근혜정부 1주년을 기념하는 듯 빛을 발했다.
3차 해산 방송이 나왔다. 더 이상 두 집단의 대치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은 없다. 참가자들도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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