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vs우리, 신용카드 표절 공방… 문제의 핵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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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vs우리, 신용카드 표절 공방… 문제의 핵심은?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4.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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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표절 만연해지면 상품개발 아무도 안 할 것"
우리카드 ˝이미 수많은 포인트, 할인형 카드 시장에 출시 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카드사들이 상품 다양화에 따른 '브랜드 확립'이 중요해지자 대표상품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일 신상품 출시와 동시에 표절논쟁에 휩싸였다. 할인과 포인트 적립으로 고객 혜택을 양분화 한 것이 현대카드의 전략과 똑같다는 점이다.

현대카드는 우리카드를 Copy & Paste라고 강도높게 비난했지만 우리카드는 고객 혜택이 현대카드만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반박했다.

예전 신용카드를 생각해보면 카드 한 장에 할인과 적립이 공존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포인트 적립은 물론 할인까지 제공되는 식이었다.

카드사는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혜택을 카드별로 나눠버렸다. 게다가 사용실적을 요구하거나 고객 유치를 한 뒤 혜택을 대폭 줄이는 등의 꼼수로 이익을 극대화했다.

▲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대표 상품 비교 사진 ⓒ현대카드

이런 가운데 현대카드는 지난해 7월 스무 종이 넘던 상품을 정리해 7개만 남겼다. 포인트 적립과 할인, 고객 혜택을 두 가지로 단순화해 해당하지 않는 카드는 모두 없애버렸다.

현대카드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365일간의 프로젝트 기간, 21만 시간 인력 투입, Insight Trip 9만 마일, 경영진 회의 160번 등 치열했던 1년의 기록"이라며 카드 전략에 많은 공을 들였음을 시사했다.

현대카드의 주장은 명확하다.

카드 종류를 줄이는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컨셉을 완성시켰으니 타 사에서는 사용하지 말라는 것.

현대카드 관계자는 "한 회사가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면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기간동안 독점 사용권을 부여하는 등 보호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타적 사용권이라 불리는 이 제도는 2000년대 초반, 전 금융권에 걸쳐 도입 됐지만 주로 보험업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상품 개발사가 사용권을 신청하면 검토 뒤 3~6개월 정도 독점 판매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상품 표절이 만연해지면 누가 개발을 하겠나"며 "결국 고객에게 똑같은 혜택만 돌아가게 된다"고 비난했다.

우리카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카드가 규제사업인 만큼 경우의 수가 많지 않고 혜택을 도식화 하면 결국 포인트 적립과 할인으로 나눌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우리카드가 출시한 '가나다' 카드는 대분류에서 포인트와 할인 두가지로 나뉘고 주요업종에서 혜택을 받는 집중형, 고객이 고르는 선택형, 모든 업종에서 혜택 받는 형태 세 단계로 분류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시장조사를 했을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할인과 포인트로 집중됐다"며 "이미 수많은 할인형, 포인트형 카드가 시장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주장하는 배타적 사용권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타 금융상품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다는 이유로 제도도입이 매번 무산된 것만 봐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브랜드'가 중요해지면서 카드업계는 혜택을 다양하게 하기보다 대표상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물론 혜택이 평준화된 탓도 있다.

삼성카드는 혜택을 재분류해 숫자로 이름 지었고, KB국민카드도 '훈민정음'이라는 시리즈 카드를 만들었다. 우리카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표절이든 아니든 공방전은 일단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측의 표절의혹이 오히려 경쟁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어떤 이유에서든 신상품이 자꾸 언론에 노출되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게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출시한 카드4가 자사의 제로카드를 베꼈다며 유사한 행위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증명 우편과 'COPY & PASTE' 일간지 광고를 실어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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