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벨트 다시 형성에 한나라당 위기감
노대통령 서거時 가상대결 완패도 부담
“친노 벨트가 다시 뜬다”노대통령 서거時 가상대결 완패도 부담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언론이 예상한 고 노무현 대통령계의 출마 후보 예상도다. 이 언론은 지방선거가 한명숙-송영길-유시민-이광재-안희정-김두관 등 소위 친노파를 결집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명숙 전 총리는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 송영길 의원은 인천광역시 민주당 후보,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은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등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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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은 한명숙 전총리와 유시민 전장관의 선전 여부다. ‘한-유’ 원투 펀치가 한나라당에 일격을 가할 수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어 한나라당의 '오-김' 라인과의 볼만한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어제의 용사가 다시 뭉쳤다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는 노대통령 집권 시절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만났다.
한 후보가 2006년 4월 국회에서 총리 임명안이 통과됨으로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로 입각했고, 유 후보는 한 후보 보다 두 달 앞선 같은 해 2월 복지부장관에 임명됐다.
임명 당시 한나라당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 후보를 복지부장관에 입각시킨 데에는 당시 복마전이던 국민연금을 해결할 적임자는 “유시민 밖에 없다”는 노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한 후보는 2007년 3월, 유 후보는 5월 자리에서 각각 물러났다. 그 후 한 후보는 민주당, 유 후보는 정치 일선에서 손을 뗐다가 노 대통령의 서거와 맞물려 국민참여당에 참여하면서 다시 정치권서 조우하게 됐다.
특히 두 사람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추진하는 야권 단일화 후보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설 가장 근접한 인물이란 점에서 한나라당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사실 1년전 만해도 두 사람은 나란히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노대통령 서거와 함께 ‘한-유’조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현 시장을 누를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다 유 후보가 경기도지사 후보로 말을 바꿔 타며 두 사람간의 직접 경쟁은 없게 됐지만 한나라당은 되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를 동시에 협공 당하는 위기를 맞게 됐다.
아직까지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과 김문수 지사가 한-유 후보를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안심할 입장은 못 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얘기다.
<> 한명숙 무죄 판결로 힘 받은 친노
한나라당이 이 두 사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이다.
문제는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여론이 많아 한나라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별건수사가 아니라며 검찰이 최근 전 총리의 정치자금 수사에 착수해 한나라당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별건으로 비춰지는 수사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고, 원희룡 의원이 “검찰의 정치적 탄압인상은 한명숙을 돕는 격”이라며 검찰을 강도높게 비판했지만 검찰의 알 수 없는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별건수사가 아니다”라며 지난 14일엔 한 전 총리 측근에 대한 출국금지조치까지 내려 도대체 검찰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볼멘소리가 한나라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의도를 도통 모르겠다. 괜한 어설픈 수사가 판을 깨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6.2 지방선거일 10일전이 바로 노대통령의 기일이다. 1주기가 되는 날이라 추념식 등 대대적인 행사가 펼쳐질 것은 뻔하다. 민주계 비주류측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그동안 잠잠했던 ‘노풍(盧風)’으로 연결될 것이고 한나라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 서거 후 6.2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작년 6월2일 시사인이 서울시장 후보군을 놓고 펼쳤던 가상대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오세훈 시장과 유시민 전 장관의 대결에서 유 전 장관은 45.9%대 38.2%로 오 시장을 앞섰고, 오 시장과 한 전 총리 대결에서도 43.8%대 33.8%로 한 전 총리가 완승해 한나라당의 간담을 서늘케 한 바 있다.
‘한-유’ 바람이 노풍을 타고 원투펀치가 아닌 태풍으로 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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