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긴급진단> 안대희, 정홍원 그리고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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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긴급진단> 안대희, 정홍원 그리고 이회창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4.05.2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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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박근혜 정부 들어서 유독 법조인의 등용이 많다. 법률관계 업무가 아닌 자리에 법조인 출신을 등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인사인 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그것은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끼리 끼리’ 문화가 해양수산부만에 잔존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많고, 부패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법조계라는 것이 항간의 지적이라고 본다면, 과연 법조계 출신 우대 인사가 바람직한 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법조계 인맥을 우대하고 중시해왔다.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이 지명되었으나, 아들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의혹에 시달리던 중 사퇴했다. 이후 김용준을 대신해 검사 출신의 정홍원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가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어 활동하다가 세월호사건의 책임을 지고 최근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후임에 또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법조인 안대희 변호사를 임명했다. 그러나 그 또한 그동안 알려진 청렴과 강직 이미지와 달리 5개월 사건 수임에 16억 원의 수임료로 고소득과 전관예우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무총리 라는 자리에 과연 법조계 출신이 바람직한 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내세워 법조계 출신을 등용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들은 법률을 전공한 사람이지, ‘법률’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고 있는 전문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이 결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법과 원칙을 잘 지키는 모범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법과 원칙은 중요하다. 그러나 집행자(관리자, 공무원)들이 스스로 실천할 때 의미 있는 일이다. 공직자 스스로 모범을 보일 때 국민들은 그들을 믿고 존경하고, 그들을 따를 것이다. 법과 원칙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것은, 법조인의 삶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해왔다. 설령 그의 고객(사건 수임 의뢰자)이 파렴치범이고 범법자라고 자신의 소득 배가에 도움이 된다면 사건을 수임하고 변호해 온 직업인들이 바로 변호사들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총리 후보로 내걸었던, 법과 원칙 운운하면서, 공직사회 기강을 내세우면서 전면에 내세웠던 총리 후보자의 면면을 보아도 우리는 알 수 있다. 김용준 초대 총리 내정자가 자녀병역 기피 의혹과 내부 정보를 통한 부동산 매입 의혹으로 낙마를 했고, 그 후임으로 임명된 정홍원 역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과 아들 병역 면제 관련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책임 총리 운운하며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을 일으켰던 이회창 국무총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법과 원칙을 내세웠던 이회창 또한 첫 대선 출마 시 두 아들의 병역 시비가 문제가 되어, 국민의 버림을 받고 야권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고 낙선한 사례가 있다.

언론에서는 이미 안대희 내정자를 ‘포스트 이회창’ 이라며 차기 대권 후보 반열에 두고 상상하고 있다. 인사 청문회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상상할 수 없지만, 안대희가 이회창처럼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일으킬 때, 우리의 국정 또한 순조롭지 못할 것이 뻔하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헌법에는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괄한다’(제86조 제2항)고 되어 있으며,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제87조 2항)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제청권(제87조 1항)과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제87조 3항)을 내세워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면 행정 또한 꼴불견이 될 것이다.

국무총리는 책상머리 지식 가지고는 안 된다. 국민의 일상적인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통 사람의 삶과 괴리가 있는 이들이 결코 국민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무총리는 각 국무위원들을 이끌고 업무를 조정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고 눈물을 닦아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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