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때문에…은행 ATM 7000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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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때문에…은행 ATM 7000개 철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06.03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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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지난 2011년 말 시중 은행은 잇따라 자동화기기(ATM)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당시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시중 은행은 ATM수수료를 50% 깎았고, 일부 소외계층에 대해서는 면제해주는 등 고객 혜택을 늘이는 듯 보였다.

▲ 한 시중은행 ATM ⓒ뉴시스

3년이 지난 현재 전국에 설치된 CD·ATM은 2만6110개. 2009년 집계된 3만2902개에 비하면 6792개(20.3%)나 줄었다.

수수료 수입이 감소한만큼 ATM 운영 숫자를 줄여버린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6개 시중은행이 거둔 1분기  수수료 수입은 1조434억 원, 연간으로 환산하면 4조1736억 원이다. 수수료 인하를 하기 전인 2011년 4조9470억 원에 비하면 7734억 원(15.6%) 감소한 수치다.

이는 ATM 운영에 따른 인건비, 설치·유지비, 임차료 등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수수료 인하가 결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환은행의 경우 ATM·송금 관련 수수료 수입이 2010년 256억 원에서 올해 138억 원(연간 기준)으로 46.3% 감소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25.4%, 22.2% 줄었다.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 ATM 코너 운영수익을 추정했을 때 비용은 3942억 원, 수입은 3099억 원으로 총 844억 원 손실을 입었고, ATM 1대당 약 166만 원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올려야 하지만 금융당국과 고객 눈치에 누구하나 앞장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금융소비자단체들이 ATM간 수수료 차가 2배 이상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인상 문제는 더욱 민감해졌다.

영업시간 마감 후 10만 원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수수료가 500원 인 반면 전북은행은 1300원을 내야한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수수료 현실화를 위한 원가 내역 분석을 시도하다 수수료 인상 의혹에 휘말리며 중단한 상태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는 요즘 상황에서 대고객 수수료 인상은 곤란해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시장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수수료에 대해서는 적극 지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고객들이 은행을 충분히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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