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사과 "나의 진심을 알아달라"…與野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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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사과 "나의 진심을 알아달라"…與野 반응 엇갈려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15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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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발언 일일이 지목하며 해명, "원래 말을 잘 못한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뉴시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나의 진심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표현의 미숙함 때문에 오해가 생기게 됐다"며 일련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해명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안부 발언 등 나의 말들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시간을 보냈다"며 "원래 말을 잘 못해 또 실수를 할 까봐 메모를 해 왔다"면서 준비해 온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먼저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제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종교적 인식에서 말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우리 삶의 모든 곳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간다"며 "따라서 하나님이 우리 대한민국을 살아가셔서 (식민지배나 분단과 같은) 고난을 주시고 이를 통해 단련시켰고, 그래서 오늘의 대한민국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 위안부 문제 참담하다
또한 문후보자는 "일본에 대한 나의 역사적 인식은 다른 분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며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식민지배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딸만 셋을 둔 아버지로서 위안부 문제를 보면 내가 당한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분개하고 참담히 여긴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왜 일본은 독일처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못할까. 그들의 진정한 사과로 우리의 마음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언론인 시절 이 같은 마음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글을 썼는데 본의 아니게 상처 받은 분들이 많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 게으른 우리 민족?
또한 문 후보자는 "우리 민족이 게으르다는 말은 1894년 영국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솝 기행문 '조선과 이웃나라'에 나오는 내용이다"며 "비솝 여사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조선인인 일하지 않은 것은 양반들이 수탈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지금 우리 민족은 세계가 인정하는 부지런한 민족이며, 이와 관련한 나의 발언을 보면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 및 처신을 지적한 것"이라며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말기) 나라는 무너져가는데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고 백성들 수탈에만 열을 올렸던 당시 위정자들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된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는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에서 강연한 식민지배, 남북분단과 같은 발언의 전체강연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였다"며 "식민지배와 분단으로 우리는 강해졌고, 공산주의도 극복하며 오늘의 부강한 나라가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칼럼
문 후보자는 언론인 시절 썼던 칼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 가족이나 지지자들에게 서운함을 드리게 됐다"며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하는 과정에서 유가족 등을 송구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내 발언이나 글들은 언론인 시절 한 일이었다"며 "이제 공직을 맡으면 그에 맞은 역할과 몸가짐을 할 것이고, 나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與野 반응은?
이날 여야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발언 등을 사과한 것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야당이 그에게 친일 반민족이라는 주홍 글씨를 덧씌웠으나 본인은 부당한 주장임을 밝혔다"며 "이제 누가 옳고 그른지 국민이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통과를 위한 변명과 입장변화로 문 후보자의 DNA가 바뀌느냐"며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가리자는 주장은 변명의 장을 열어주자는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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