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큰손 '이반'…관광업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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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큰손 '이반'…관광업계 판도 바꾼다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6.24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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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협정·제주-러시아 직항로 개통이 주요인…씀씀이 ‘요우커’ 능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최근 국내 러시아 관광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의 큰손이라 불리는 ‘요우커’에 이어 러시아의 큰손, 이른바 ‘이반’들이 최근 한국에 몰려들어오고 있다.

올해 초 한국-러시아 간 무비자 협정에 이어 제주-러시아 간 직항로 개통에 따라 러시아 관광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내 면세점들의 시선이 요우커에서 이반으로 쏠리고 있는 추세다. 러시아 관광객은 중국인에 버금가는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씀씀이도 요우커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비싼 품목·객실료 지불 1순위 역시 ‘이반’

롯데면세점이 러시아 관광객 1인당 객 단가를 분석한 결과, 약 80만원~120만원 수준으로 70만~80만원가량을 쓰는 중국인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8만76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증가했다.

비록 수치상으로 비교했을 때 중국인 관광객 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기준 상 2012년 7.7%, 지난해의 경우 5.2% 미만에 그쳤던 증가율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월별 신장률로 살펴보면 △1월 4.5%, △2월16.0%, △3월 25.9%, △4월 26.7%로 상승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방문할 러시아 관광객 수는 지난해 17만5000명보다 15% 정도 늘어난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관광객 급증에 따라 월 평균 매출도 20% 가까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매출 기준 러시아인의 주요 소비 품목은 주요 고가 브랜드로 나타났으며, 까르띠에, 불가리, 샤넬 등이 이에 포함된다. 판매량으로는 디올과 샤넬 등 수입화장품과 발렌타인 등 주류가 소비 품목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을 내방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비싼 객실에 묵는 관광객 역시 러시아인으로 드러났다. 모 객실예약사이트 조사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여행객은 국내에서 1박당 18만4596원아시아 관광객 중에서는 중국인이 일본인을 제치고 ‘가장 비싼 객실료 지불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러시아 관광객 ‘이반’이 국내에 물밀 듯 들어오면서 의료 및 유통업계에서는 러시아인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근 2~3년 전부터 한방치료를 선호하는 러시아인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한의계도 발맞춰 병원 홍보에 나서는 등 의료관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도 해외환자유치 지원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성형외과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 유명 성형외과들은 대부분 현지인 코디네이터를 채용해 러시아인 환자의 통역뿐만 아니라 진료·수술·회복 후 관리·퇴원 등 체계적인 환자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환자가 귀국 후 온라인 케어까지 모든 과정에서 원스톱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는 재방문을 유도해 중국에 이어 ‘한류 쇼핑’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매출액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러시아 내 한국 인지도 제고 및 관광 시장 조사를 위해 현지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러시아 관광객 포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에서 현지 여행사 관계자 및 유관기관 VIP를 초청해 관광설명회를 진행하는가 하면 크고 작은 현지 박람회에 참가하고 있다.

‘현지인 의료서비스’ ‘차세대 한류 쇼퍼’ 마케팅 총력

업계 관계자는 “의료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러시아 관광객의 씀씀이는 중국 요우커에 맞먹는 수준”이라며 “단체관광 위주의 중국인과 달리 평균 체류기간도 10.9일로 외래 관광객 평균 6.8일보다 1.5배 이상인 만큼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우선 집중하고 의료서비스와 연계한 타겟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관광업계의 새로운 큰손으로 자리 잡은 러시아 관광객. 이들이 한국 관광업계 판도를 바꿀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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