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 '도미노' 自殺…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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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후 '도미노' 自殺…왜?
  • 노유선 기자
  • 승인 2014.06.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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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자살①> "남일 같지 않다" "어른이어서 미안" "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 해군, 야간 실종자 탐색구조작전ⓒ뉴시스

이틀 전 세월호 선원 조기장(61)의 딸 전모(31) 씨가 옷장 옷걸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씨는 2년 전부터 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한 차례 낙방했지만 절치부심해 며칠 전 재도전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의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7월말 시험결과 발표를 앞두고 가채점을 해보더니 결과가 좋지 않자 며칠 동안 우울해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도 "유서에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전 씨의 남편도 그와 관련해 진술하지 않아 전 씨가 아버지 문제로 괴로워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 발생한 자살 사건도 '세월호 참사'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다. 안산시의 한 주차장에서 박모(55) 씨는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었다. 경찰은 "박씨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사망 전날 주변을 정리하는 등 자살을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유서에는 "세월호로 숨진 학생들을 추모한다. 어른이어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사망자들이 자살을 결심하게 된 1차적 원인은 아니더라도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자살예방센터장은 2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자살 상담건수가 두 배 정도 늘었다"며 "자살 위험군들이 사망자들을 동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터장은 "상담을 하면 '내가 죽고 저 사람들이 살았어야 했다', '저 사람들이 부럽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자아가 약한 사람들, 가벼운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은 매체를 통해 '자살' 뉴스를 들으면 그 사건에 자신을 대입시키기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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