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업계 1위’ 일동후디스 대대적 세무조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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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업계 1위’ 일동후디스 대대적 세무조사…왜?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7.0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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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슘 논란에 세무조사까지, 순차적 악재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 ⓒ뉴시스

일동후디스가 수년 만에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근 몇 년 간 세슘 논란·허위 표기 등 여러 악재로부터 벗어나는가 싶더니 최근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일동후디스. 그곳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편집자 주>

9년 만에 세무조사…왜?

국내 분유업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는 일동후디스가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과는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구의동 일동후디스 본사와 강원도 춘천·횡성 공장에 15명의 국세청 요원들을 대거 투입해 회계 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간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의 이번 조사는 약 60일 일정으로 일동후디스의 자금 흐름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세무조사 소식에 일동후디스 측은 “납세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어 세무조사 주기가 길어진 것”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관련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이번 세무조사에 국세청 조사국이 직접 참여한 점, 지방 공장까지 요원들이 투입된 점 등을 미뤄볼 때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현재 비상장 기업인 일동후디스는 국내 산양분유 시장점유율 90%를 웃도는 1위 기업으로, 일동제약이 지분 29.9%를 보유해 단일 최대주주지만 실제로는 일동제약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금기 회장 일가 지분이 더 많다.

이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이 회장이 21.5%, △부인 전용자씨가 8.9%, △아들 이준수 사장이 6.1%, △조카 이돈수 부회장이 5.8%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하지만 국세청 요원들이 대거 투입된 강도 높은 조사라는 점에서 특별 조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최근 경기침체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국세청 세무조사가 경영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적자행진에 이어 특별 세무조사까지 감행 중인 일동후디스의 불운은 사실 수년 전부터 지속돼왔다. 지난 2012년 불거졌던 ‘세슘 분유’ 논란과 더불어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반값 분유를 출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동후디스의 지난해 매출은 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2억원보다 19%나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 손실도 92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2012년 영업 손실(25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세슘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에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해 2011년에는 1332억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2012년 8월 환경운동연합에서 후디스 산양분유 1단계 제품에서 세슘137 성분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면서 매출은 반전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일동후디스는 논란이 발생한 지 6개월만에 당사 유제품에 대한 축산물 표시 기준 위반(허위표시)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어 소비자 신뢰마저 잃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청은 지난해 10월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제품이 허위표시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2490만원을 부과했다.

이밖에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서울지역본부로부터 조제분유에는 금지된 인터넷 광고 및 판매촉진행위를 실시하다 적발돼 지난해 3월19일부터 25일까지 7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의 수모를 겪었다.

다행히도 지난 4월 "검출된 세슘 양은 안전기준치의 1천분의 1에 해당하는 극소량"이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환경운동연합에서 쟁점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세슘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매출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당시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세슘 분유 논란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출산율 저하도 영향을 미쳐 실적이 악화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행정처분…소비자 불신↑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동후디스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해외 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등 매출액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매출액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산양분유를 비롯한 그간 일동후디스의 불신 행보에 대한 고객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은 점, 대형마트가 PB분유로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경쟁가도에 들어선 만큼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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