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영선 비대위체제… '우클릭'or'좌클릭',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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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영선 비대위체제… '우클릭'or'좌클릭', 어디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0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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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강화된 ‘중도개혁’…중도표심 끌어왔나?
박영선 비대위, 중도와 진보 아우를 수 있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박영선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뉴시스

7·30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근본적인 문제인 계파갈등을 없애자는 목소리부터 당의 정치적 노선도 바꾸자는 등 실패를 위기로 바꾸려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분간 당 대표 역할을 하게 된다. 박 위원장은 당내에서 뚜렷한 계파 색체를 띠지 않고 있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당내에서 강경파에 속한다.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돼 당이 ‘진보 강경’ 노선으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에서 '중도 진보'를 내세웠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하고 손학규 상임고문까지 은퇴해 중도적 목소리를 내세울 사람이 줄어들은 상황.

당내 중도 목소리가 줄어들면 안 된다는 의견과 함께 변화를 이끌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2008년부터 강화된 ‘중도 개혁주의’

민주당은 2007년 정동영 전 대표를 대선 주자로 내보낸 후 참패했다. 이듬해인 2008년 정세균 전 대표가 이끈 민주당은 ‘중도 개혁주의’를 표방했다. 열린우리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위기를 느낀 야당은 ‘중도 표심’을 끌어 모으기 위해 진보적 색체를 줄인 것.

‘우클릭’으로 전향한 민주당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81석을 얻는 데 그쳤다. 2007년 대선 당시의 패배를 ‘좌클릭’이라고 인지한 민주당이 당 노선을 ‘우클릭’으로 전환했음에도 큰 패배를 겪은 것.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민주당은 진보적 노선을 택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등 이른바 ‘무상 시리즈’(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버스 등)를 내세우며 ‘보편적 복지’보단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는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결국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10·3 전당대회에서 ‘보편적 복지’를 강령에 넣는 등 복지를 강조하는 ‘좌클릭’ 노선으로 나갔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1년 8월 26일 선별적 무상급식 대 보편적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했으나 패배했다. 야권의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승리해 민주당 '좌클릭'엔 더욱 탄력이 붙었다. 민주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친노계 강경파에 속하는 한명숙 전 대표를 앞세워 선거를 이끌었다.

민주당은 강령에서 중도 개혁주의를 삭제한 후 한·미 FTA 재검토를 넣는 등 진보적 노선을 택하는 ‘좌클릭’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레임덕이 극심했던 2012년, 민주당으로선 ‘질 수 없는 선거’였지만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통합당이 127석을 얻으며 패배했다.

총선 패배와 함께 지난 18대 대선 당시 민주당 주자였던 친노계 강경파 문재인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한 후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 후 중도 개혁주의를 내세운 김한길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다.

여기에 중도 세력인 안철수 전 대표와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합쳤다. 새정치연합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조합을 유지한 강령을 넣었으나 6·4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했고 7·30 재보선에서 참패했다.

때문에 당의 노선과 계파 갈등까지 겹치면서 새정치연합은 그야말로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앞으로 노선을 어떻게 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법사위원장할 때 강경한 입장을 취해서 약간 진보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원래 그렇게 진보적인 사람이 아니다"며 "게다가 원내대표 된 다음에 더 부드러워 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래서 당 노선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건 좌클릭, 우클릭보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까지 새정치연합이 승리를 못 거둔 이유는 국민과의 눈높이가 안 맞았기 때문이다. 통찰이 되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그런 것들을 맞추는 게 중요하지 왼쪽(진보적)으로 가는게 해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우리사회는 현재 보수화가 많이 되고 있다"며 "여기서 진보적으로 나가면 당이 좋을 게 하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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