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역전된 새누리, 野에 한 발 물러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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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역전된 새누리, 野에 한 발 물러서나?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8.1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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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들고 나온 새정치연합, '더 강해졌다'?
이완구, 법안처리 '0'건…세월호 특별법 협상하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어제까지만해도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반격을 시작했다. 새정치연합의 완강해진 모습에 오히려 새누리당이 '진퇴양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새누리당에게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요구했다. 7일 타결됐던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을 사실상 갈아 엎은 것이다. 12일 여야 당 지도부는 1시간 가까이 비공개 회의를 이어갔지만 여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야당은 세월호 유가족의 뜻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며 득 없이 끝났다.

여야의 공방은 13일까지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요구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의원들은 새정치연합의 추가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했다. 이에 이날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의총 직후 "의원들은 합의파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특별법 관련 전권을 주되, 기존의 합의는 파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

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서 '버티기'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이 "먼저 약속을 파기한 쪽은 새누리"라면서 '맹공'을 퍼붓고 있기 때문.

새정치연합측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먼저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에게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는 제안은 김무성 대표가 먼저 꺼냈다"며 "그 말로 유가족의 기대를 부풀려 놓고 말 바꾸기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김 대표는 야당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이는 집권당의 대표이자 정치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을 (먼저)안 지켰고, 또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특별검사 추천권을 새정치연합에 주기로 했다고 하면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협상을 야당이 먼저 사실상 파기한 것에 대해 "제가 18대 원내대표 때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담당할 당시 김무성 원내대표와 합의했지만 의원총회에서 인준을 못 받아 다시 협상해 인증을 받은 적이 있다"며 "새누리당도 과거에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됐지만 의원총회에서 인준을 못 받아 파기된 게 비일비재하다"고 강조했다.

▲ (위)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46호 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아래) 13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조정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박영선(가운데)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난처해진 새누리당…'완강'한 자세, 계속 유지할까?

새누리당으로선 난처해졌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경우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지만 국회에서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일 안하는 국회'를 겨냥,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 19개의 내용을 일일이 열거하며 국회처리를 요청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을 합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법안에 대해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새누리당으로선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활성화 법안 심의를 위한 상임위원회가 가동조차 하고 있지 않는 것을 이 원내대표는 방관하고 있어 '정치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게다가 김무성 대표의 경우에도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데도 굳이 나서고 있지 않다. 이 원내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3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자신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 "그렇게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으로 인해 국회가 멈춘 만큼 당 대표로서 협조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

게다가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와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가 예정된 가운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측이 시복일 당일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혀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한 번 여야 원내대표 간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유가족의 입장과 야당 내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세력의 의견을 무시하고 여당의 입장대로만 고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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