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앓는 한국뮤지컬, 킬러콘텐츠 생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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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앓는 한국뮤지컬, 킬러콘텐츠 생성이 관건
  • 조인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4.09.03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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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다양성·작품브랜드화·수익성 등 부족…한정된 예산이 문제
3D·원소스멀티유즈·콘텐츠 융합 등 '작품성+수익성' 확보 구조돼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인희 문화평론가)

현대 세계 뮤지컬 시장은 각종 산업 발전에 따라 문화산업분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요 콘텐츠 분야로 각광 받는다.

국내 뮤지컬 시장 역시 최근 수년 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비약적 뮤지컬 시장의 발전에는 뮤지컬 제작기법의 향상과 뮤지컬 배우들의 탁월한 작품 이해력, 표현력, 그에 따른 투자환경의 전문화 및 다양화, 전문공연장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졌다.

하지만 작품별 수익성과 소재의 다양성, 작품 브랜드화, 장기적 공연을 위한 시즌제, 작품창작 등의 측면으로 보면 아직도 만족하기는 어렵다.

현 뮤지컬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작품들은 주로 해외 대작 라이센스 작품, 소수 대형 제작사들이 만드는 블록버스터 작품이 대부분이다. 대다수의 영세 제작사들은 한정된 예산에 따른 소재 선정의 제약 및 제작 규모의 한계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뮤지컬 시장은 장기적으로 뮤지컬 관객의 지속적인 관심 확보 및 신규 관객 유치 전략에는 한계에 직면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뮤지컬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연 수익이 작품성 있는 콘텐츠의 창작으로 재투입돼야 한다.

대중성을 갖춰 1000석 이상의 대극장에서 장기 공연되고 오픈런(Open Run) 형태로 운영되는 환경이 갖춰질 때 국내 뮤지컬 시장의 발전이 가능 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수년 전까지 국내 시장에 유입되는 라이센스 작품의 대부분은 브로드웨이·서유럽 작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국내 제작사들의 소모적인 유치 경쟁으로 해당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작품의 로열티는 터무니없이 높아졌다.

더 이상은 해당 국가로부터 좋은 작품을 확보해도 수익성은 떨어지는 구조가 돼 EMK뮤지컬컴퍼니 등 일부제작사 들은 동유럽 등 아직 국내 수입 로열티가 높지 않은 지역으로 수입 국가를 다변화해 <모짜르트>, <엘리자벳>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제작사들이 해외로부터 좋은 조건으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수익을 담보 할 수 있는 라이센스 작품 계약이 어려워졌다. 과거처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대형 작품을 들여와 성공 시 반복 공연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주요 제작사들은 일찌감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창작 뮤지컬 기획 및 제작으로 시선을 확대하고 있다.

충무아트홀은 지난 2년여 간의 준비 끝에 창작뮤지컬 <프랑케슈타인>을 발표해 호평을 얻고 있다.

설앤컴퍼니 역시 이미 시즌1에서 성공을 거둔 셜록홈즈 작품의 시즌2 <블러디게임>을 무대에 올려 전작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또한 2015년 11월 서울 잠실 롯데샤롯데시어터에서 창착 뮤지컬 <마타하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는 창작 뮤지컬이라 하면 소규모 수준으로 제작되는 것이 일반적 이었지만, 이제는 한층 높아진 국내 제작 기반으로 1000석 이상의 대형 극장에 올라가는 수준으로까지 발전됐다.

2010년 인터파크 공연 결산자료에 따르면 티켓 판매금액 기준 TOP10 중 창작 작품은 겨우 1개 작품 일 정도로 라이센스 뮤지컬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에 불고 있는 창작뮤지컬 제작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는 관객들이 흥행성을 갖춘 창작물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는 시장으로 발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구현된 창작 뮤지컬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추진 할 수 있다. 로열티를 지불해야만 하는 라이센스 작품 수입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제작사에게 다양한 2차 판권의 활성화로 수익성 재고를 가져다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철저한 준비 하에 대중성을 갖춘 작품은 기획 단계서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이어나가는 방식의 활용은 뮤지컬 시장의 새로운 성장 해법으로 제시할 수 있다.

뮤지컬 산업은 고위험 고수익 군에 속하는 리스크가 많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불과 수년 만에 년 3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고 연간 1000여 편의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작품, 그리고 수익이 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는 작품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의 뮤지컬 산업은 K-POP, 드라마에 이은 한류 경쟁력의 핵심 콘텐츠산업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창작물, 한국 스탭진의 뛰어난 창작능력,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 등이 결합된 한국 뮤지컬은 최근 일본, 중국 등에 수출이 성사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에는 제1회 한·중 공연산업 페어가 세종문화회관과 정동극장 등에서 열리는 등 한국은 창작 기지역을 하고 중국은 넓은 시장을 제공 하는 형태의 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작년 한해 K-POP 싸이 신드롬을 통한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듯이 아이돌 콘텐츠를 넘어 전통가요, 민속춤, 뮤지컬, 넌버벌 퍼포먼스 등 세계 시장에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선보여야 할 시점 인 것이다.

미국드라마나 블록버스터영화,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의 작품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국내 뮤지컬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지 않고 작품의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이 되어야만 관객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대규모로 뮤지컬 제작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보다 영리한 기획 및 제작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뮤지컬 시장의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작품을 기획 및 제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브랜드화다. 소재 발굴, 네이밍, 캐스팅, 마케팅 전략 등 모든 창작과정을 일회성 제작에 맞추기 보단 장기적 브랜드화로 궁극적인 글로벌 시장에 수출 될 수 있는 작품 개발을 해야 한다.

둘째, 3D, UHD(Ultar High Definition) 화질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뮤지컬도 더 이상 과거의 무대 셋트 만으로는 현대적 느낌을 주기 어렵고, 잘 구성된 스토리 역시 감동 전달에 한계가 발생한다.

그 예로, 미디어 기술(미디어파사드, 프로젝션맵핑 등)을 잘 활용한 <고스트>, <셜록홈즈2> 등의 작품은 기존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몰입감을 관객에게 부여해 기존 뮤지컬에서는 받기 어려운 감동을 선사했다.

셋째 현 시대는 융합의 시대다. 콘텐츠 장르별 특성상 각 장르에 부합하는 고유의 스토리와 방식이 있겠지만, 창작물 기획 시 원소스멀티유즈(OSMU)를 염두에 두고 기획해야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용이하고 수익성, 영속성을 모두 확보 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창작뮤지컬의 브랜드화, 작품에 미디어아트 기술 적용 및 OSMU 방식을 적용 지향하는 것이 한국의 뮤지컬 산업을 한 단계 성숙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확신한다.

<조인희 한국엔터테인먼트경영연구소  대표>

- 한국엔터테인먼트경영학박사 1호
- 남부지방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 위원
- 중부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 전임교수
- 예원예술대학교 예술경영학과 / 객원교수
- 남서울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 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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