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배우자'로 산다는 것은?…3人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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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배우자'로 산다는 것은?…3人3色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4.09.0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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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김부겸 심상정 이재영 배우자 출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추석을 맞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치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정치인 동반자'들을 초대해 눈길을 끌었다.

8일 KBS<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입니다>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부인 이유미 씨,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의 남편 이승배 씨,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의 부인 박정숙 씨를 초대,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 중간에 김부겸 전 의원, 심상정 원내대표, 이재영 의원 등이 전화 연결을 통해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근황은?

이유미 씨: 지난 지방선거에 대구시장으로 출마했다. 내가 많이 반대를 했다. 낙선할 게 뻔 한데 뭐하러 나가서 또 고생을 하느냐고. 남편이 대구시장에는 생각이 없었지만 지역 언론의 요구와 야당의 상황을 고려해서 고민 끝에 출마하게 됐다. 40% 이상 지지를 해줬고, 지역구 수성갑에서는 50%이상의 지지율이 나왔기 때문에 정말 감사하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은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이승배 씨: 정치인의 남편으로서 느끼기에 '정치는 남성이 하는 거다' 이런 인식이 좀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해해주시는 분도 많고 적극적으로 응원하시는 분도 꽤 된다. 최근까지 부인이 단식을 했는데, 심 의원이 '좀 죄인된 마음으로, 비가 올 때는 같이 비를 맞는 그런 자세와 심정으로 단식을 해야 되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단식이 없는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박정숙 씨: 배우, 방송인에 이어 새누리당 의원의 아내라는 게 정말 새롭다. 제일 놀랐던 것은 제 남편이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악플이 관련 기사에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정치인들은 어렵구나라는 걸 실감을 했다. 그래도 노처녀 신분이었는데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으면서 굉장히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추석연휴는 어떻게 보내는지?

▲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 뉴시스

이유미 씨: 남편은 재래시장 등 지역을 다니며 민심을 듣곤 하는데, 나는 거의 동행한 적이 없다. 남편이 가지 못하는 곳, 또는 본회의나 상임위가 열려서 못가는 곳에 주로 대신 나갈 때가 많다. 김 의원이 음식 만들고 도와주는 일은 기대도 안한다. 병풍을 친다거나 상을 펼 때 도와주는 편이다.(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 전화연결)

김부겸 전 의원: 쑥스럽다. 내가 속을 정말 많이 썩였다. 그동안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승배 씨: 팔불출 같지만 심 의원이 요리를 잘한다. 양념게장, 총각김치, 찌개 같은 음식을 조미료 없이 잘한다. 그래서 예전에 노조활동을 할 때나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할 때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 의원이 보통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거의 주방을 지키는 편이다.

박정숙 씨: 지역 활동을 남편과 같이 많이 다니고 있다. 중앙에서 남편이 정치를 하면 여자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런 일은 내가 하고 의원이 해야 될 일은 동행하지 않는다. 남편이 요리하는 걸 되게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워낙 시간이 없어서 도와주지 않는다.

-정치인의 길을 걷는 아내, 남편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 이재영 의원

이유미 씨: 처음에는 남편이 정치를 하겠다고 안했다. 13대 총선 전에 민주화 인사들이 정치권으로 들어올 때 자연스럽게 들어왔는데 내가 봤을 때 남편이 참 정치를 잘 할 것 같아서 크게 부담을 갖지는 않았다. 여당의 텃밭에서 야당으로 출마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알지만 2년 전보다는 만이 좋아졌다.

이승배 씨: 2003년에 노동운동을 쭉 해오다가 정치냐 노조냐 결정을 해야 될 시기가 됐었다. 아내가 그 진로를 택한 것에 대해 나는 존중을 했다. 이제 10년 정도가 되는데 부담스럽기 보다는 저희가 가는 길이 국민들에게 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박정숙 씨: 프러포즈를 받고 며칠 있다가 남편이 국회의원이 됐다. 내가 정치는 아무한테나 오는 기회가 아니다,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해야 된다고 말했었다. 열심히 지원을 할 생각이다. 연하의 남편(5살차이)이니까 내가 강하게 하면 오히려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싶어 더 존중하는 편이다.(새누리당 이재영 의원 전화연결)

이재영 의원: 요즘 젊은이들하고 얘기를 하다보면 배우자 중에 정치인이 가장 싫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람이 내가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활동을 하는 걸 보니 참 고맙고 미안하다.

-경제적인 부분의 에로사항은 없는지?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 뉴시스

이유미 씨: 82년도에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대학에 복학하랴 사람들 만나랴 바빴다. 생업은 그냥 내가 담당하는 걸로 자연스럽게 됐다. 이 사람은 정치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일을 하고 또 제가 경제력이 생겨서 생활이 안정되고 하니까 여러모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이승배 씨: 결혼 후에 아내는 계속 정치 활동을 하고 나는 생업에 종사했다. 내가 사업에 재주가 높은 편이 아니라 넉넉한 생활을 하진 못했다. 내가 좀 더 능력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할 수 있었을 텐데 미안한 부분이 많다.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전화연결)

심상정 원내대표: 경제적으로는 지원해주지 못하지만 더 많은 것들을 지원해주시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과묵하게 배려해주시고 속 깊게 대해주셔서 내가 홀딱 반했다. 남편이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는 것은 잘 안하셨는데 이번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너무 감동했다.

-가장 자랑스러웠을 때와 힘들었던 시기는?

이유미 씨: 요즘 정치인들이 욕을 많이 듣고 존경 받지 못한다. 남편은 백봉신사상이라고 해서 기자와 언론인들이 가장 신사적이고 또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들에게 주는 상을 몇 번 탄 적이 있다. 그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있을 때 간첩사건에 연루돼 친정어머니와 내가 안기부에 연행된 적이 있다. 남편이 옥에서 나오면 이민을 가야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우리 인생이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이승배 씨: 사회적 약자의 요구나 제안을 제기하고 해결했을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자랑스럽다. 최근 삼성 백혈병 문제,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을 해결했는데 주민들이 심상정의 말과 행동에 신뢰를 하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가 가장 어려웠다. 소신 있게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국민들로부터 참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았다. 여전히 깔끔하게 해소된 것 같진 않지만, 요즘 정의당이나 심 의원에 대한 이해도는 좀 높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다.

박정숙 씨: 초선 의원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남편이 그에 굴하지 않고 당 중진의원들에게 말하는 걸 보면 남편이 걱정스러우면서도 멋져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유미 씨: 남편이 정치인으로서 우선 겸손하고 또 실력을 갖춰서 정말 통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을 보여주는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

이승배 씨: 우리나라 정치가 정책으로 경쟁하고 합치적인 토론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민주주의가 정착됐으면 한다. 사회적 약자도 정치권에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 의원이 그런 정치 구현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기 바란다.

박정숙 씨: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남편이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을 가시게 할 수 있는 그런 모델로 우리 정치와 함께 이 의원이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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