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긴급진단>카톡 정치, 종편방송 그리고 국민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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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긴급진단>카톡 정치, 종편방송 그리고 국민의 품격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4.09.1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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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최근 정치권에서 ‘카톡 정치’ 라는 용어가 성행한다. 카카오톡이라는 SNS을 통한 세월호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여·야간의 공방을 일컫는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총무는 “카톡 유언비어에 대해서 전쟁을 선포한다. 이것은 야당 말살행위, 좌시할 수 없다”며 카카오톡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법석을 떨고 있다.

카톡 메시지가 우리 정치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SNS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커져가고 있으며, 또한 이와 반면 정제되지 않은 내용과 사실 왜곡의 메시지가 우리 사회를 황폐화하고 피폐시킬 정도로 정치의 품격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국민의 수준과 품격 또한 낮아져가고 있다.

국민의 품격과 국가의 수준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우리 정치의 질적 수준과 막말 수준의 선정적 편파보도의 종편방송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로 비판적인 역할을 해야 할 언론들이 보도의 순기능을 잊은 채 선정적이며 막말 보도와 단순한 말장난 위주의 방송 패널들의 시사 토크쇼에 치중하고 있다. 전문적이고 품격 있는 시사토크쇼가 되지 못한 채 질적 하락과 국민의 품격을 낮추고 있다.

TV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 A채널의 ‘쾌도난마’ 는 진행자의 감정적인 언사와 차분하지 못한 진행에다, 참여 패널들의 자기 억제 부족의 감정적인 발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시청자의 눈살을 짓 뿌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두 방송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JTBC, MBN 또한 마찬가지이다. 두 방송에 출연하는 패널들이 타 방송에 교체 출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종편방송이 대동소이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신문사가 종편방송 운영업체로 선정됨으로써 보도 시사부문에서 기존 지상파에 비해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집단 토크쇼를 통한 지나친 과열경쟁으로 방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종편방송 출범시 대두된 의견으로 포화상태에 따른 방송시장에서 드라마와 연예, 오락 등 방송 콘텐츠의 선정성 경쟁, 상업주의 경쟁으로 방송의 공공성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따라서 기존 채널인 지상파에 비해서 늦게 출범한 종편방송으로서는 자체 종편방송과의 시청률 경쟁을 치루어야 하는 입장에 있다손 치더라도 그 도를 넘어섰다. 마치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상업성을 추구하는 광고시장과 같이 시사토크쇼를 통한 ‘시청률 경쟁’에 빠져있는 것 같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강 모 전 국회의원이 종편에서 활개를 치는 등 종편방송은 국민의 눈높이와 상관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최근 방영된 낮 시간에 종일 방송된 ‘김정은의 장성택 숙청사건’과 ‘세월호 침몰사고와 유병언’에 대한 보도를 보면 우리는 종편방송의 보도와 시사토크쇼를 통해 무엇을 알고 얻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종편방송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약한 가를 알게 된다.

장성택 숙청사건의 경우, 사실 확인의 절차도 없이 장성택 숙청의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채 패널들의 발언인 가상의 사실이 마치 진실 보도인 양 여과 없이 보도하였으며, 숙청사건의 본질 보도에서 벗어나 장성택의 여자문제와 북한 김정은 가문의 여성 편력문제 등 선정적 보도에 치우쳤다.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 또한 대동소이하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대책 등 안전사고 전반에 걸쳐서 보도하기 보다는 침몰사고의 책임이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일가, 그리고 금수원에 있는 것으로 확정해 종편방송이 유병언 찾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정부의 책임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사토크쇼 와중에 단순한 가정에 기반을 한 패널들의 발언들이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오히려 새로운 의혹을 확산하는 양상을 노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유병언 검거에 실패한 검찰과 경찰 등 우리 수사기관의 무능력이 더 큰 의혹을 양산하게 만들었다.

국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송의 질적 수준 향상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이다.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오락프로그램과 달리 방송 진행자는 물론 방송에 참여하는 패널의 지적 수준과 교양미 있는 언어 구사를 통해 방송의 공공성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종편방송들은 방송이 공공재로써 갖추어야 할 공익성이 상업성과 함께 갖추어 나가야 할 가치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우리의 정치 수준을 높이고,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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