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에 멍드는 野, 박영선 결국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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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에 멍드는 野, 박영선 결국 '낙마'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0.0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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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한계인가 리더십의 부재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뉴시스

“이제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 국민의 눈으로, 국민의 마음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실천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

지난 8월 4일 ‘전원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이 위기 상황에서 ‘무당무사(無黨無私)’정신을 발휘, 재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당찬 포부는 ‘송구하다’는 말로 돌아왔다.

박 원내대표의 지난 9월 비대위원장 사퇴에 이어 원내대표자리에서도 2일 물러났다. 박 원내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두 번의 세월호 특별법 유가족 거부와 비대위원장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이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이끌어낸 세월호 협상 1,2차 안은 유가족에게 거부됐다. 새정치연합 강경파 의원들도 박 원내대표의 협상안을 거부하며 비판했다.

원혜영 의원과 몇몇의 중진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겸직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지난달 17일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설이 돌자 은수미 의원을 비롯한 20여 명의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은 의원은 “박영선 위원장이 당연히 세월호 특별법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원내대표 사퇴까지 요구했다.

문재인 의원이 개입하면서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상돈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는 사실을 문 의원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동의한 적 없다”고 맞서며 진실공방을 이어갔다. 초점은 둘 중 누가 거짓을 말하느냐에 맞춰졌지만 핵심은 박 원내대표가 문 의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특정한 계파에 속하지 않는 비주류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친노계 수장 문 의원이 동의한다면 친노계의 반발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듯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문 의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으나 문 의원은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문 의원은 박 원내대표 주장에 반박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결국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모두 사퇴하며 ‘탈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당 중진 의원들의 설득으로 원내대표에 복귀해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도출했다.

갈등의 갈등을 거듭하기만 하다가 결국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을 2일 사퇴했다.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 문제는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현재 새정치연합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는 말까지 돌았다. 누가 당 지도부를 맡아도 계파 갈등이 너무 심해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박 원내대표도 당 지도부로서 만족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다. 세월호 1차 협상에서 새누리당이 원하는 안을 거의 들어준 것,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됐을 당시 “투쟁 정당을 벗어나 생활 정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지 2주 만에 국감을 파행하고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거리 시위를 이어간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소신을 지키지 못한 것은 당 내 강경파들의 반발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한 의원은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의 사태에 대해 “비주류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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