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교보생명…우리은행 인수 도전자들,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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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교보생명…우리은행 인수 도전자들, 누구?
  • 박시형 기자·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1.08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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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M&A 안방보험, 보험업 한우물 교보생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김유현 기자)

3전4기 우리은행 매각이 오는 27일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중국 안방보험과 교보생명 두 곳이다. 이들의 면면을 <시사오늘>이 들여다봤다.

우리은행 인수 의사 타진한 안방보험…M&A 괴물?

지난 몇 년간 중국 안방보험(安邦保險)그룹은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자국에 자회사 설립은 물론이고,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의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거침없는 행보다.

우샤오후이(吴小晖) 안방보험 회장이 다음 목표로 지목한 기업은 우리은행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우 회장은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은행 인수 관련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우 회장이 경영권 지분과 소수 지분 모두를 투자 대상으로 지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 안방보험그룹 CI ⓒ안방보험(安邦保險)그룹 홈페이지

3년 만에 60배 성장…대형종합보험사 '우뚝'

앞서 지난달 안방보험은 뉴욕 맨해튼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약 2조1300억 원)에 인수한데 이어 일주일 만에 벨기에 보험사 FIDEA 지분 100%를 사들인바 있다.

이처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의 기업을 '꿀꺽'하고 나서자 전 세계 시장 이목이 안방보험 배후로 쏠리고 있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 자산관리 등 종합 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는 중국 대형 종합보험사다. 중국 전역에 영업점만 3000여 개, 고객수도 2000여 만 명에 달한다. 지난달 기준 자산규모도 7000억 위안(약 121조5200억 원)이다.

2004년 안방보험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안방재산보험을 시작으로 2010년엔 생명보험사를, 이듬해에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며 금융사로 면모를 갖춰나갔다.

불과 3년 전만해도 안방재산보험의 규모는 120억 위안(약 2조1400억 원)에 불과했다. 3년 간 약 60배에 이르는 양적성장을 이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내에서도 안방보험이 도대체 어느 회사인지, 회장은 누구인지, 막대한 자본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같은 궁금증은 회사 설립자인 우 회장이 등소평(鄧小平) 외손녀사위로 밝혀져 어느 정도 해소된 분위기다. 그는 막강한 정치적 배경을 업고 중국 부동산, 광산,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자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각 드러낸 안방보험, 우리은행 인수로 한국 진출?

그가 안방보험 전면에 공식적으로 등장한건 2013년 말이다. 그간 중국에서 조용히 사업을 확대하던 안방보험이 세상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안방보험그룹이 최근 우리은행 매각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安邦保險)그룹 홈페이지

2013년 12월, 안방보험은 금지(金地)그룹 2대 주주로 등장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금지그룹은 본래 2대 주주였던 시노라이프(生命人寿)와 푸텐투자(福田投资)가 의결권을 두고 지분 확대 경쟁을 한창 벌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안방보험이 2대 주주로 등장, 두 기업의 뒤통수를 쳤다.

이어 같은 달 중순 초상(招商)은행 지분을 인수했고, 현재는 보험업체 6곳, 자산운용사 2곳, 금융리스그룹 1곳 등에 다량의 지분을 보유,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안방보험의 야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주보>에 따르면 지난달 안방보험 측은 "향후에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적당한 보험기업을 찾고, 인수·합병을 진행해 전 세계적 보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혀 공격적 인수전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국내 일각에서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자로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장밋빛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 한우물…사업다각화 나선 교보생명
26년 째 은행 준비 중, 성공여부는 미지수

교보생명은 1958년 설립 이후 故 신용호 회장의 뜻에 따라 '보험업' 한우물만 팠다. 2001년 5월 신창재 회장이 취임하면서 당장의 매출 대신 지속 성장을 추구하자 교보생명은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   

2000년 25조원에 달했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8조5711억 원으로 커졌고,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 비율도 73.2%에서 292.2%로 크게 높아졌다.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뉴시스

지난해 11월 교보생명은 신용평가사 '피치'에서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 A+를 받았다.

그런 교보생명도 은행업계 진출은 숙원 사업이다. 교보생명이 대한교육보험이던 1994년, 이중효 당시 사장은 '새 사업연도 출발 확대간부회의'에서 금융전업그룹으로 출발을 선언했다.

이 사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1988년 교보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추진해왔다"며  "당장 은행을 신설하는 것은 어렵지만 국책은행과 자회사인 종합금융사 정부 보유지분을 인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기다렸다는 듯 장기신용은행이 갖고 있던 하나은행 지분을 8% 확보하고 은행업 진출을 가시화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지분은 전량 매각됐고 영역 확대도 잠시 미뤄졌다.

2000년 교보생명은 다시 은행업 진출을 시도한다.

권경현 당시 교보생명 사장은 "장기 비전으로 은행업과 손해보험업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상황이 된다면 은행을 인수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제휴 등의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은행을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도 전했다.

그 해 11월 교보생명은 조흥은행(현 신한은행)과 합작지주사 설립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했다. 조흥은행 50조, 교보생명 24조 자산이 합쳐져 75조 규모의 대형지주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은행업 진출은 곧 이뤄질 듯 보였다. 독자적인 금융 지주 설립까지 준비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이 논의는 조흥은행이 2003년 신한은행과 합병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이 즈음 정부 주도로 진행된 은행 간 합병은 교보생명의 은행 진출 꿈을 어렵게 했다.

3조 짜리 은행 경영권…자금 모자란데?

2005년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교보생명 자본으로는 시중은행 중 규모가 가장 작은 외환은행 지분 20%도 확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교보생명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천금 같은 기회가 돌아왔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우리은행 매각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와 달리 경영권을 넘겨주는 30% 일괄매각과 10% 이하로 나눠 총 26.97%를 매각하는 투트랙(Two Track)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를 통해 은행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시사오늘

교보생명이 노리는 것은 경영권 획득이다. 매각가액만 2조5000억 원으로 프리미엄까지 계산할 경우 약 3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계 주주들이 성장 정체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인수 참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끌어올 수 있는 최대 자금은 1조3000억 원.

이 때문에 한 때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시사오늘>의 취재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에는 신창재 회장이 "우리은행을 꼭 사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인수에 참여한다, 못한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업계 상황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이달 내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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