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VS 안방보험…우리은행 이번엔 매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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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VS 안방보험…우리은행 이번엔 매각될까?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1.0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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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한투와 컨소시엄?…사실무근
안방보험, 우리은행 관심은 있으나 참여 여부는 불투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최근 중국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30%)과 소수 지분(26.97%) 투자에 관심을 표명한데 이어 교보생명(이하 교보)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투)와 함께 경영권 인수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세간에 밝혀졌다.

2010년부터 진행된 매각공고에서 번번이 입찰 유효경쟁 무산으로 좌절을 맛 본 우리은행에는 희소식이다.

물론 이번 입찰도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매각에 그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끝나 교보생명만 참가하게 되면, 경쟁 입찰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입찰 막판에 인수를 희망했던 기업이 떨어져나갈 가능성도 남아있어 최종 예비입찰까지 기뻐하긴 이르다는 말도 나돈다.

교보‧한투 그리고 안방보험, 우리은행 매각 긍정적 검토?
신창재 회장 "억만금을 주고 우리은행 꼭 사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
안방보험, 실제 입찰 참여 여부는 아직 불투명

일단 교보가 한투와 손을 잡은 건 우리은행 매각에 긍정적 신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교보와 한투는 각자 목표에 맞게 역할을 분담했다. 교보는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적투자자(SI)로, 한투는 자금지원을 통해 일정 수익을 얻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 이밖에 한투는 외부 투자자 모집 업무를 수반한다.

이로써 교보는 약 3조 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무리 없이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실탄을 장착한 것이다.

여기에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매각에 관심을 표하면서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색은 갖춰졌다는 평이다.

최근 방한한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은행 인수 관련 사항을 논의했고, 인수 의사도 적극 타진한 사실이 알려지며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다.

우샤오후이 회장은 경영권 지분과 소수 지분 모두를 투자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최근 뉴욕 맨하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을 사들일 정도로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에 이어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그만큼 우리은행 민영화 가능성도 커진다.

▲ 교보생명과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한 가운데 최종 예비입찰 참여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우리은행 매각 입찰 역시 무효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 의사를 밝힌 두 기업이 아직 이렇다 할 만큼 확정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창재 교보 회장은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억만금을 주고서라도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꼭 사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다.

정작 보험업계도 힘든 상황인데, 산업 전망이 회의적인 은행 인수에 발을 담그는 게 맞는지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교보에 힘을 실어주리라 여겨졌던 한투와의 컨소시엄도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교보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교보가 한투와 함께 우리은행 인수에 참여한다는 건 떠도는 얘기일 뿐"이라며 "과거 한투 쪽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해 온 적은 있지만 실제로 성사되진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은행 인수 의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은행을) 확실히 매수하겠다, 안 하겠다'를 밝힐 수는 없다"며 "다만, 업계 상황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이달 내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가 우리은행 매각을 위해 넘어야할 산은 또 있다. 금융당국이다.

금융당국은 확실한 '오너'가 있는 교보에 우리은행을 내주는 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삼성·현대 등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인정하지 않았던 사례를 고려할 때, 주인 있는 교보에 우리은행이 매각되면 특혜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방보험 역시 우리은행 인수 의중만 타진했을 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안방보험의 우리은행 인수 의중을 전한 금융권 관계자도 "안방보험이 우리은행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다만 지금으로선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 그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는 안방보험 같은 경우 우리은행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참여해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자의 경우 입찰 자체가 무산되고, 후자의 경우 공적 성격을 띤 대형 시중은행 경영권을 외국 자본에 넘기는 데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나 은행법상 까다로운 인수 자격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론스타 악령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금융당국에게 또 다른 외국 자본의 유입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우리은행 노조 역시 "해외자본은 론스타처럼 (우리은행의) 단물만 쪽 뺀 뒤 '먹튀'할 수 있다"며 외국자본 유입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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