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국내 금융업계에 날개 달아주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중 FTA…국내 금융업계에 날개 달아주나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11.18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 부문 단독 협상 대상…타국과 전례 없어
중국지점 영업에 어려움 겪던 국내 금융업엔 호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유현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화장품·레저·한류콘텐츠 등은 벌써부터 수혜주로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더 눈여겨봐야할게 있다. 바로 금융이다.

중국은 FTA를 체결하면서 최초로 금융 부문을 별도 협상 대상으로 인정했다. 홍콩·대만 외 타국과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금융부문 합의 내용은 간단하다. 금융 투명성을 제고하고, 금융당국간 별도 협의 채널을 확보 했다. 더 중요한 건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이다. 

▲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지난 10일 한‧중FTA 관련 정부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업계는 상기 요소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중국 내 지점의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그간 중국 당국의 내부 지침이나 규정 변화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FTA에서 중국 금융당국은 법을 바꾸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사전에 이해당사자의 의견 조회 기간을 거치고, 수정된 규제안 공표를 통해 금융회사들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이를 계기로 관(官)에 접근하기 힘든 중국의 특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영업환경도 더 좋아지리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양국은 금융당국 간 독립 채널을 확보했다. 대부분 금융 분야는 서비스 부문 위원회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금융 서비스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FTA 협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키로 했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최초로 네거티브 방식 적용
국내 금융업계 경제효과 수조 원 달할 듯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양국이 포지티브 자유화방식에 따른 서비스 시장 개방 및 투자 보호를 우선 규정하고, 네거티브 자유화방식에 따라 후속협상을 진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FTA에서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하는 건 처음이다.

여기서 포지티브란 원칙적으로 모두 금지하되 일부 예외 사항에 대해 허용하는 것을 뜻하며, 네거티브란 모든 걸 허용하되 일부 예외 사항에 대해서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 한‧중 FTA를 위한 12차 협상이 지난 7월 14일 열렸다. ⓒ뉴시스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이어질 1차 협상과 더불어, 2년 후 열릴 2차 협상에서 개방 항목과 범위가 네거티브 방식에 입각해 정해진다면 실질적 이익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수천억 원, 아니 수조 원. 국내 금융기관들이 인구 13억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하면서 얻게 될 경제적 이득을 전문가들이 추정한 수치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중국보다 더 선진화 되어 있는데다, 이번 FTA로 타국에 비해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그 효과가 톡톡하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은행·보험·증권협회 등에서 건의사항을 받아 구체적 항목을 중국 측에 요청한 상태다. 중국 역시 모든 분야에서 요구사항을 제시했고, 양국은 우선순위를 정해 협의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 요구 목록에는 건강·의료 보험 등 20가지 항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력을 높이고자 구체적 사안은 극비에 부쳐진 상태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금융상품뿐 아니라 양국 간 자본 교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FTA로 위안화 무역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내달 원·위완화 직거래 시장 개장이 예정되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금융권 내에서는 위안화 허브로 침체된 국내 금융시장의 활로를 찾겠다는 우리 측과,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꼭 맞아 떨어진다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실제로 한·중 FTA 체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수 은행들은 위안화 관련 예금·대출·파생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한편, 최근 폐쇄적으로 금융시장을 운용하던 중국이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전날 시작된 후강퉁 제도다. 이는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 외국인이 중국 증시에 직접투자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