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조현아 스캔들' 인가 'KAL 게이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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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조현아 스캔들' 인가 'KAL 게이트'인가
  • 박동규 시사평론가
  • 승인 2014.12.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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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기업의 ‘국적 항공기’가 족벌경영 집안의 ‘자가용 비행기’로 전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포탈 사이트에서 ‘스캔들’은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 ‘뒷소문'을 지칭한다고 돼있고 '게이트'는 1972년 6월 발생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Affair)에서 유래하여 통상 현재는 정부나 권력과 관련된 부정부패, 비리 등을 일컬어 말할 때 쓰는 용어로 소개돼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저지런 사고를 ‘스캔들’로 치부하기엔 우리사회에 너무나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사건이고, 직접적인 것으로 본다면 정치권력이나 정부와 직결된 사건이라고 무리해서 연계하기엔 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굳이 지칭한다면 지금은 ‘게이트성 스캔들’이랄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성장사와 그 배경, 그리고 글로벌 대기업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오면서도 우리는 대한항공의 좋은 한국적인 이미지만을 머리에 담고 지내왔다. 그런데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그 치부의 단면이 불행히도 그 재벌 집안의 ‘공주’인 조 전 부사장의 행태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으니 대한항공으로서는 통곡할 일일 것이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치부와 족벌경영, 왜곡된 기업윤리 의식, 수많은 사건사고에도 지금껏 견딜 수 있었던 그 배경은 무엇일까에 이젠 궁금증이 모아진다. ‘칼피아’라는 말이 나온다. 국토부의 ‘대한항공 감싸기’ 여부를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조현아 전부사장 개인의 불법부당 행위가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처세해 와도 큰 탈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단순 ‘조현아 스캔들’이 아니라 ‘KAL 게이트’라 봐도 무방하다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쨋든 슬퍼해야 할 것은 올해 우리가 ‘희대의 비극’인 세월호 참사와 ‘희대의 재벌 갑질’을 목도하면서 쓰라린 한해를 마감해야할 것 같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슬픔과 충격이 채 아물지 안은 채 말이다.

그런데 이른바 ‘땅콩회항’,‘땅콩리턴’으로 지칭되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부사장의 ‘슈퍼 갑질’은 재벌 자신뿐만 아니라 잘못 키워진 2세들의 기업관, 윤리의식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준 ‘세기적 사건’이다. 국민들이 더 크게 분노하는 것은 사건이후 그들이 보여준 가증스런 위선과 위증행태 들이다.

‘땅콩회항’ 사건이 만일 하늘위에서 운항 중에 발생했다면 그 충격과 파장은 아마도 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공항에서 일어난 일이라 다행이란 말이 아니라, 조 전 부사장은 분명 대한항공을 탔을때 무의식적으로 자기 집안이나 자신의 ‘자가용 비행기’로 착각한 채 그런 엄청난 일을 아주 대수롭지 않게 저질렀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땅콩회항-재벌,족벌 경영체제 적폐 청산과 경제민주화,공정 경제시스템 절실 일깨워”

어쩌면 제대로 대한항공을 파고 들여다 보면 ‘조현아 스캔들’에 그치지 않고 정말 ‘재벌게이트’,‘KAL게이트’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지적들이 있다. 지금 인터넷 등에서는 ‘땅콩 회항’이니 ‘땅콩 신도롬’이니 하면서 희화화 되고 블랙 코미디로 여기는 부분도 있지만, 이 사건은 분명하고도 엄청난 ‘범죄행위’인 것이다. 세간에 ‘마카다미아 열풍’이 불정도로 사회에 미친 영향이 그 만큼 크다.

만일 이번 ‘불법 회항사건’이 그냥 넘어 갔었다면, 앞으로 언젠가 수 백명의 탑승객들의 목숨을 담보로 ‘정신 나간 재벌 2세녀’가 벌인 모험에 엄청난 희생을 겪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을 할 때면, 그나마 액땜(?)했다고 자위해야 하는 일인가 쓴웃음만 나온다.

물론 대한항공과 조현아 전 부사장뿐 아니라 대한항공 역시 엄청난 역풍을 맞고 있다. 수천억의 기업손실과 그들의 부도덕한 기업윤리에 대한 글로벌 지탄은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다.자업자득이란 말이 딱 맞는 격이다. 국적기 ‘대한항공’을 아예 ‘한진항공’으로 바꾸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하니 그들의 이미지와 손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일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단순히 잘못된 재벌2세의 윤리관 탓만 해선는 안된다. 재벌이나 대기업은 ‘국가경제’와 ‘국가 이미지’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잘못된 기업윤리관과 경영행태가 ‘부의 세습’을 심화시키고, 우리 사회의 ‘왜곡된 경제질서’를 고착화시키기도 한다. 평생을 한푼 두푼 모아 집한채 장만하는 꿈을 이뤄 가려는 다수 서민들의 박탈감을 증폭시키고 ‘분열적 사회구도’를 심화시키곤 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도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대한항공 뿐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번 사건은 재벌, 족벌경영 체제들의 폐해로 인한 ‘국가 사회적 적폐’들은 결국 경제에서의 민주화와 ‘부의 사회적 선순환’을 차단하기에 ‘공정한 경제 시스템’이 절실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내 땅콩’이 그냥 ‘맛난 땅콩’으로만 기억되어야지, 땅콩 가지고 재벌2세들이 더 이상 장난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한 때이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청와대 행정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국회 정책연구위원(2급)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한반도희망포럼 사무총장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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