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NC백화점’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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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NC백화점’ 성공할까?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6.0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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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수수료 거품 뺀 직매입 방식 명품 최대 40% 싸
고급백화점 보다 아울렛 느낌...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올 초부터 시작된 대형마트들의 가격경쟁은 상품 직매입방식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리테일(대표 오상흔)이 직매입방식을 대폭 늘려 매스티지(masstige) 백화점, 즉 ‘NC백화점’을 오는 3일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오픈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직매입방식은 기존 국내 백화점의 유통방식인 매장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가 아니라 백화점이 직접 물건을 구입한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백화점 자체의 재고부담으로 국내 백화점들이 도입을 꺼리던 방식이다.

직매입방식 채택하시 기존의 롯데·현대백화점 등 이름만 다르고 상품은 같았던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상품구성도 가능하다. 이에따라 ‘NC백화점’이 그동안의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의 판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절대적 매력 뿜는 ‘가격’


아울렛 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던 이랜드는 이번에도 가격으로 승부를 걸었다. 기존 국내 백화점은 협력업체(브랜드)에게 매장을 제공하고 상품을 팔게 한 뒤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기는 형태로 운영됐다. 백화점은 좋은 상품을 가진 협력업체를 들어오게 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백화점 이름은 달라도 판매 브랜드나 상품은 거의 비슷하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백화점은 제조업체에게서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상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른바 ‘상품 직매입형 백화점’이다.

이랜드의 야심작 ‘NC백화점’ 역시 이 같은 유통구조를 가진 직매입 백화점으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메리트다. 이랜드그룹은 수입 명품브랜드 샤넬·프라다·구찌 등을 현지 직매입으로 유통시켜 기존의 백화점보다 최대 40%까지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장광효·이광희·홍은주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과도 손잡고 국내 명품역시 싼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디자이너 이광희는 ‘LK by 이광희’를 론칭, 자켓과 스커트 정장을 30만~40만원대에 판매하는 등 고가격대의 상품을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렛? 백화점? 성공 관권은 ‘상품구성’

‘NC백화점’은 직매입을 통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 할 수 있겠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저가 정책이 백화점 보다는 아울렛으로 보여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존 백화점의 대표 이미지인 고급스러움 보다는 저가 정책이 도드라져 기존 이랜드가 고수해온 아울렛 이미지를 버리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이 문제는 상품의 질과 구성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들도 명품 직매입 방식을 시도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라며  “신제품을 얼마나 들여오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릴 수 있다. 사람들은 철 지난 명품을 사러 백화점에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입지, ‘가든파이브’


이랜드테일의 야심작 ‘NC백화점’은 서울 장지동 ‘가든파이브’의 유통전문상가인 라이프(Life)관과 영(Young)관에 영업면적 6만9500㎡(2만1000평)의 규모로 들어선다. 기존 백화점에 버금가는 규모지만 ‘왜 하필 가든파이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든파이브’는 애초 서울 청계천 복원 사업과 세운상가 주변 개발로 일터를 잃은 청계천 상인들을 위해 지어진 대체 상가다. 좋은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분양가가 청계천 상인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턱없이 높아 계약치 못했다.
 
이로인해 청계천 상인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등 이미지 자체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낮은 계약률과 입점율로 인해 오픈을 4차례나 미뤘던 것도 같은 이유다. 더불어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연결되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파IC와 인접해 있다고 해도 실질적으론 서울 끝자락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약점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 이랜드측은 “가든파이브의 상권이 미흡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거리에서 찾아봐도 만족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상품들을 준비했다”며 “30년간 패션과 아울렛 사업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이랜드가 저력을 발휘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이랜드 리테일의 도전을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어느새 살릴 수 있느냐 살릴 수 없느냐의 자존심 문제까지 번져 버린 이랜드 그룹의 숙원사업 ‘NC백화점’. 혁명으로 끝날 것인가. 쿠데타로 그칠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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