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끝이 보이지 않는 장기불황 탓에 국내 빅3 대형마트가 일제히 ‘할인 대란’에 돌입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다채로운 가격 인하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 이들은 ‘오늘만 이 가격’, ‘확실히 싼 가격’ 등 저렴한 가격을 강조한 문구가 쓰인 피켓과 현수막을 동원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들의 이 같은 파격할인 전쟁이 사실 허울만 좋은 이벤트일 뿐, 특정 기간 중 할인 행사와 다를 바 없는 ‘소비자 눈속임 할인’이라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PB상품·신선식품 위주 30~50%대 할인율 적용·판매
본지 기자가 지난 23일 대형마트 3사를 방문한 결과, 그동안 쏟아졌던 언론 보도처럼 마트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각종 악재에 시달렸던 홈플러스의 경우 연중 상시 할인행사를 열고 최대 50% 세일을 진행 중이다. 실제 지난 12일부터 500가지의 신선식품을 10~30% 할인함에 따라 신선식품 매출이 최근 60%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는 매장 입구에 ‘반값대축제’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홈플러스는 쇼핑 코너마다 ‘확실히 싼 가격’이라는 팻말과 함께 품목별 ‘1+1’ 행사를 시도함을 물론, 30~50%까지 파격적인 할인 행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트 측은 또 채소와 축산물, 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자체 브랜드 상품인 PB상품을 중심으로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소비자의 식탁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입점 화장품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는 등 피 튀기는 할인 전쟁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홈플러스처럼 ‘연중 상시 할인’이라는 파격 할인 마케팅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일부 품목에 한해 20%부터 50%까지 다양한 할인율을 적용, 판매 중이다.
이마트의 경우 ‘진짜 절약은 이마트’, ‘오늘 단 하루’ 등 할인문구를 내세워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20~50% 세일을 시도하고 있다. 제철인 굴비는 40%, 웰빙 식품의 대표주자인 다양한 곡물은 최대 30% 할인하며, 환절기를 맞아 건강식품도 50%의 대폭 할인한 가격에 내놓는 등 품목별 차등 할인율을 매겨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또 지난 12일부터 ‘수입 맥주 페스티벌’을 열고 수입맥주를 4캔 혹은 5병으로 한정, 골라담기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행사 품목에 포함된 미니와인(275㎖)은 4병 이상 구매 시 1병 당 500원의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무차별적 파격할인 대신 고품질 신선식품으로 경쟁
롯데마트는 과일류, 수산물 등 신선식품 위주로 세일을 감행했다. 보통 30%대의 할인율을 적용했으며, 이유식과 여성용품 등에 한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거나, 행사 상품 구매 시 자사 상품권을 증정하고, 롯데카드앱 쿠폰으로 결제 시 20% 할인해주는 등 사은 행사도 함께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오는 26일부터 오는 4월 15일까지 17주년 창립기념 할인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마트 측은 연중 대규모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를 통해 3주 간 총 4000여 개 품목에 다양한 할인율을 적용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품질의 제철 신선 먹거리를 종전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예정”이라며 “매장 내 채소, 과일, 축산, 수산 등 상품별 진열 기간을 기존 운영 시 보다 평균 1~2일 이상 축소하고 현지 직거래를 확대해 고객에게 더욱 신선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빅3 마트 간 대규모 할인전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들의 불꽃 튀는 파격 할인전이 소비자의 구매 심리만 자극하는 ‘눈속임 할인’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는 지난 설 명절부터 시작된 대형마트의 ‘눈속임 할인’에 대한 지적으로, 대형마트 3사가 실제로는 과장된 마케팅을 펼쳐왔다는 것.
‘상시 세일’ ‘눈속임 할인’ 오해…창립기념 사은행사에 가까워
지난 16일 한국소비자연맹과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올해 설 명절 할인가격 조사 결과, 명절 할인 기간에 책정된 가격이 평소보다 더 비쌌다.
이마트는 20개 중 7개가, 롯데마트는 18개 중 4개의 상품이 설 이후 가격이 같거나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13개 중 2개가 설 이후 가격이 같거나 내려갔다.
특정 기간에 따른 파격 할인이 아닌 상시 할인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저가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는 것.
특히 ‘오늘만~’, ‘00간 이 가격’ 등의 문구도 한정된 기간만 가격을 깎아주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이 기간이 지나도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모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대형마트들이 진행하고 있는 파격 할인 행사는 특정 기간 중의 행사와 달리 창립기념달과 맞물려 치러지는 사은 행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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