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 전격사퇴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회창 대표 전격사퇴 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6.07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면상 ‘선거 책임’, 속으론 ‘보수대연합’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7일 6·2 지방선거의 패배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의원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우리 당으로서 뼈아픈 회한과 실수를 느낀 선거였고, 동시에 우리 당을 지지하고 기대했던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선거였다”며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영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이번 선거는 일방적으로 독주해온 현 정권과 여권에 대한 심판 및 견제 심리였다"며 "그런데 결과가 지난 정권의 친노세력들을 복귀시킨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실 자유선진당의 모든 것이라고 할 정도로 파워가 강하다. 그래서 때로는 제왕적 총재라는 달갑지 않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그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의 구심점이다.

이 대표의 사퇴로 인해 여야간 파워게임에서 자유선진당이 한 축을 상실할 게 다분한데도 왜 그는 이 같은 결정을 했을까.

일단 이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보수정권의 정권재창출을 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일종의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면서 "이렇게 정권이 국민과 소통부재 현상이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보수 전체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될 시점이다"면서 "이해타산을 떠나 나라의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 대연합의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2012년 진보개혁세력의 정권교체를 막기 위해 한나라당과의 합당 또는 선거연대, 정책연대 등 보수대연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충청권 이외의 지역에서 교두보 확보에 실패했다"면서 "제3당으로서 우리의 위치와 또 역할이 무엇인지 하는 것이 충분히 국민에게 설득이 안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유선진당이 보수대연합을 위해 캐스팅보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보수대연합론과 관련,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나 자유선진당이 패배한 이유는 사실 분열 때문이다”라고 말한 뒤 “이회창 대표도 여기에 어느 정도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이런 결과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선거연대 등 보수연합 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대표가 자신이 보수대연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이런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보수대연합이 이번 이 대표의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자신의 역량에 한계를 느낀 것이 아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이 대표 사퇴와 관련 "보수가 개혁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대표가 솔선수범해 기득권을 버린 것"이라며 "작게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크게는 올바른 보수세력을 개혁하고 통합할 계기를 만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수대연합 외에 이 대표의 사퇴는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당내 의원들의 책임론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날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이상민 의원은 이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이 대표 사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도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대표 책임론을 거론하며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것은 맞다”면서 “이상민 의원 외에 다른 의원은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헌당규상 대표 유고시에는 최고위원 중 최다 득표자가 직무를 대행토록 돼 있어 이 경우 변웅전 최고위원이 대표 직무대행을 수행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대표 사퇴가 사퇴함에 따라 박 대변인 역시 통반 사퇴 의사를 밝혀 자유선진당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