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놓고 압박하는 朴, 유승민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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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놓고 압박하는 朴, 유승민의 선택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6.0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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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돌파 or 사태 수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 뉴시스

행정입법 수정요구 권한을 국회에 부여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는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그의 선택에 정계의 이목이 쏠린다.

청와대는 일찍이 여야 협상 과정 때부터 국회법 개정안은 불가라는 입장을 당에 알렸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르면 유승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 같은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받고서도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한 셈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공무원연금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건넨 일종의 '당근'이었다. 두 법안이 나란히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는 모두 명분과 실리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삼권분립'과 '거부권'까지 들먹이며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서청원·이정현·김태흠·이장우 등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를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유승민이 그만둬야 당·청 관계가 회복된다"는 논리였다. 당·청 갈등의 모든 책임을 유 원내대표에게 지우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정윤회 문건',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확산' 등 잇따른 악재로 인해 곤혹을 치렀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까지 강경 대응하는 까닭은 집권 3년차부터 당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간 여야 협상 과정에 있어 청와대와 줄곧 갈등 국면에 있었다. 더욱이 그는 국회 교섭단체연설에서 '중부담 중복지'를 거론하며 경제민주화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로 미뤄봤을 때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의 주춤하는 모습을 이끌어내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숨을 고르고 있다. 그는 "나중에 때가 되면 내 입장을 이야기할 때가 올 것이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유 원내대표가 고민에 빠졌다.

유승민의 선택…정면 돌파냐, 수습이냐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금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눈여겨보고 있는 눈치다. 박 대통령은 오는 14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 미흡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방미길이기에, 박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에게 힘이 실릴 여지가 있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가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의 메르스 대응책을 꼬집었다.

그러나 결국 유 원내대표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정면 돌파' 아니면 '수습'이다.

'정면 돌파'의 길을 걷게 된다면, 유 원내대표는 험난한 여정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의 중추가 아직 청와대에게 가있는 집권 3년차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당내 친박계가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다면 유 원내대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

친박으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은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가 갈 때까지 가자면 우리도 갈 때까지 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수습'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무성 대표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우리당에 친박, 비박은 없다"며 계파 갈등을 일축했다.

더욱이 '박심' 이정현 최고위원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보다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게 먼저"라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한 통화에서 "당이든 청와대든 길게 끌어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가뜩이나 메르스 사태로 국민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마당에, 당·청이 갈등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면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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