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사회적기업 활동 주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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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사회적기업 활동 주력…왜?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5.06.3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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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매장·시장 먹거리 행사 진행·아동 도서관 개관·장애우 자선바자 등
백화점 3사, 훈훈한 사회공헌 활동 지속···시내면세점 입찰 목적 위한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시내면세점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이 상생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역상권과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을 필두로 다양한 사회적기업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공룡’이라 불리는 국내 백화점 3사는 중소 상권·상인과의 상생과 환경 사업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고물품 되팔아 나눔 실천·희망도서관 개관해 아동 복지시설 마련

▲ 롯데백화점과 사회적기업 리포미처가 함께하는 재활용 매장 '녹색장터 되살림' ⓒ시사오늘

롯데백화점은 중고 물품을 수거하고 이를 다시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인 ‘리포미처’와 손잡고 자원 재활용 가게 ‘녹색장터 되살림’을 열어 착한 기업의 행보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포미처가 기획한 ‘헌옷 기부 캠페인’에 동참, ‘장롱 속 헌 옷이 이웃을 돕고 환경을 되살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녹색장터 되살림은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매장 출입문과 지하철역 출구가 맞닿은 곳에 위치해 있어 소비자들의 방문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본지 기자가 지난 1주일 간 녹색장터를 수차례 방문한 결과, 갈 때마다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소비자들로 즐비했다. 이 곳에는 중고 의류부터 도서, 신발·액세서리 등 패션잡화가 가지런히 비치돼있었으며, 방문객들은 블라우스와 핫팬츠, 가방, 신발 등을 둘러보며 구매할 만한 물품을 고르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도 눈에 띄었다. 우선 재활용 물품 가게임에도 직접 의류와 신발 등을 피팅해볼 수 있는 피팅룸도 따로 마련돼 있던 점이다.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한 여성은 티셔츠와 원피스 몇 가지를 챙겨 피팅룸에 들어가 직접 입어보기도 했다. 또한 물품들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책정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품목들은 세일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대폭 줄였다.

중고 물품 특성상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 점도 있지만, 예상 밖의 깔끔한 물품 상태가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기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청록색의 아담한 핸드백을 단돈 3500원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녹생장터 옆에는 또 다른 사회적기업 복합 공간인 ‘스토어 36.5’가 자리하고 있었다.

스토어 36.5는 △착한 제품과 서비스, △착한 소비, △착한 일자리, △착한 지역경제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환경을 중시하는 에코 제품을 판매한다. 품목에는 에코백과 지갑, 말린과일과 견과류 등 정성이 담긴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돼있으며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커피숍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다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 가능케 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8월 세종시에서 희망장난감도서관과 접목해 만든 ‘공동육아나눔터’ 개관식에서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 시장 상권과 인접해있는 만큼 시장 내 전통 먹거리 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남대문시장에서 소문난 전통 먹거리를 선보이는 '남대문시장 먹거리 투어'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먹거리 종류에는 맷돌로 녹두를 갈아 즉석에서 부쳐낸 ‘순희네 빈대떡’, 다양한 곡물을 과일 소스와 버무려 만든 전통 한과 ‘이남설 한과’, 손만두 전문점 ‘가메골 손만두’ 호떡 달인으로 유명세를 얻은 ‘김진호 꿀호떡’과 30년 전통의 ‘중앙족발’ 등이 있었다.

40~60대까지 중장년 층의 주부 소비자들이 특히 몰려있었고, 만두 매장의 경우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주부 이모(55) 씨는 “오랜만에 쇼핑하러 백화점에 들렀는데 이렇게 남대문 시장 맛집 음식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신세계그룹이 진행한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 있다. 바로 신세계이마트의 사회적기업인 희망장난감도서관이다.

신세계이마트는 서울 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에 아동들을 위해 희망장난감도서관을 개관해오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1동 주민센터에서 희망장난감도서관 34호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희망장난감도서관은 지난 2007년 3월 제주에 첫 개관을 한 이후 작년까지 서울 및 6대 광역시 등에서 8년 간 총 70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이용할 만큼 지역사회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도서관은 7세 이하 아동에게 장난감을 빌려주고, 학부모들에게는 육아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 놀이공간으로, 전국 부모 고객과 아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10일에 개관한 대구 서부관은 대구서부도서관 내에 위치한 만큼 독서공간과 놀이공간이 접목되어 아동들의 지식향상뿐만 아니라 창의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놀이를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희망장난감도서관을 더욱 늘려 혜택 받는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추가적으로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의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서울 양천구 신정1동 주민센터에서 희망장난감도서관 34호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 현대백화점은 지난 1985년 압구정 본점 개점 때부터 30여년 간 세계패션기업(이하 FGI) 한국지부와 함께 ‘장애 어린이 돕기 사랑의 자선바자’를 열어오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현대백화점은 지난 1985년 압구정 본점 개점 때부터 세계패션기업(이하 FGI) 한국지부와 함께 ‘장애 어린이 돕기 사랑의 자선바자’를 열며 사회적 공헌활동을 손수 진행했다.

해당 바자회는 두 차례씩 진행하고 있는 유통업계 최장수·최대 규모의 자선바자로, 행사 초기엔 압구정 본점에서만 열렸으나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내부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호점, 목동점, 부산점 등으로 진행 점포를 점차 확대했다. 

이렇게 30여년 간 자선바자를 찾은 고객만 60만 명에 이르며, 매출액도 5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현재까지 수익금 중 50억 원이 ‘애화학교’, ‘실로암’, '동방사회복지회' 등 10여개의 단체에 후원됐으며, 총 4200여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에게 지원됐다. 

이에 FGI 뉴욕본부는 지난 4일 장기간 펼쳐온 현대백화점의 사회적기업 활동의 공을 인정해사회공헌활동 부문 특별 공로상을 수여했다.

한편, FGI는 1928년 패션 디자이너들이 모여 설립, 현재는 뉴욕에 본부를 두고 세계 50여개 지부와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FGI 뉴욕본부가 영리단체에 공로상을 수여하는 것은 설립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네팔 대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네팔 어린이를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잠실체육관에서 자선 바자회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상품판매액의 2%를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착한쇼핑 사랑나눔’ 캠페인을 연말까지 전국 13개 점포에서 진행한 바 있다. 

착한나눔 행사에는 현대백화점과 국내외 327개 협력사가 함께 참여했으며 ‘사랑나눔’ 마크가 붙은 상품을 고객이 구입하면 현대백화점과 협력사가 각각 판매액의 1%를 적립해 총 2%를 기부하는 방식이며 기부금은 협력사 명의로 대한사회복지회,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등 31개 단체에 전달된다.  

지역상권 상생·주민 복지 등 취지 좋지만 도구로 이용돼선 안 돼

그러나 일각에선 유통 대기업들이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사회공헌활동에만 더 주력하는 행보를 보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 3사 기업들이 수십여년 전부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지만,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이 분야에만 더욱 열을 올리는 것 같다”며 “지역상권과의 상생과 주민들을 위한 복지 행사를 진행하는 취지는 좋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사회공헌 활동 부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기사를 쏟아내는 등 좋은 일이 소기의 목적을 위해 도구로 사용되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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