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키크는 음료' 부실 인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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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키크는 음료' 부실 인증 논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07.06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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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한편으로 건기식 인증…식약처, “과학적인 방법에 따라 평가, 문제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식약처가 논문 한편으로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해 부실 인증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키성장솔루션업' 제품.

최근 백수오 사건으로 건강기능식품 인증 철차에 불신을 받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또 다시 부실한 건강기능식품 인증 절차가 도마에 올랐다.

문제가 된 건강기능식품 물질은 한국야쿠르트가 기능성 인증을 신청한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로, 지난해 8월 식약처가 ‘어린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기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물질의 인증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키 성장 관련 제품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인증에 엄격했던 식약처가 이 물질은 임상논문 단 한 편만으로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해준 것이다.

논문은 3개월간 7~12세 어린이 9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키를 크게 해준다는 신물질을 매일 섭취한 그룹이 비섭취군에 비해 3.3㎜ 더 성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성장호르몬 주사의 경우 1년에 2센티 추가 기대하고 있는데, 성장호르몬 주사에 비해 가격이 10분의 1정도지만 성장호르몬 주사의기대치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내용에 대해서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는 한 방송에서 “연구 두 달 후와 석 달 후를 비교하면 두 달째에는 안 먹은 쪽이 더 컸다. 넉 달 후에는 어떻게 될 지 이 연구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도 “3.3㎜의 차이가 행정조치(인증)를 할 만큼 유의미한 지 의문”이라면서 “연구 두 달째에는 안 먹은 쪽이 더 컸다. 넉 달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인증된 제품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인증할 때 필요한 안전성 검사, 인체적용시험 결과 등 서류들이 충족이 될 때 건강기능식품이 인증이 된다”며 “이런 기준에 맞춘 제품”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키 성장 원료에 대해 식약처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한 것에 대한 의혹에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인증을 받을 경우 광고 문구에 심의를 받는 등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실하지 않은 원료에 대해서는 식약처의 인증을 안받고 제품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우리는 안전성과 인체적용시험을 거쳐서 인증을 받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시험 독립성 확보에 대해서도 “개별인정 제품의 경우에는 해당 기업에서 진행하지 않는다. 모 대학교에서 임상실험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특히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인증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건강기능식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별인정 원료의 경우 임상시험 1건만 제품하면 된다”면서 “우리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다”고 주장했다.

또 “인체임상시험은 키 성장 하위 25%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쉬는시간, 운동량, 식사까지 고려했다. 아이 대상으로 쉽지 않은 실험이었다. 더 이상 긴 시간을 실험하는 것은 어려웠다. 식약처에서도 3개월 정도만으로도 유의한 결과로 받아들여 인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도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건강기능식품 인증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학적인 방법에 따라서 평가를 했고 거기에서 나온 결론을 통해서 인증을 한이기 때문에 인증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에 관해서는 “얼마나 관련성이 있고 연관이 있는지 맞는 내용이라면 1편이던 2편이던 상관이 없다”면서 “식약처의 독단적 평가가 아니라 평가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평가해서 나온 결론이 인정해도 된다고 나와서 인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논란이 있을 때는 재검토하는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아직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론이 나온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을 주원료로 한 한국야쿠르트의 ‘키성장솔루션 업’은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1억 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인증에 대한 비판은 앞서 가짜 백수오 사태에서도 불거졌었다.

당시 식약처는 검사 결과를 두 달 만에 뒤집으면서 불신을 키웠다.

그동안 안전 관리 대부분을 제조업체에 맡긴 채 검사결과를 그대로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자율적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면 GMP(우수의약품제조시설) 인증을 해주고, 인증업체는 한 달에 한 번씩 자가품질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자가품질 검사결과를 식약처에 보고할 의무는 없다.

건강기능식품 인증 절차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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