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위장 12억대 보험사기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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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위장 12억대 보험사기 덜미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7.18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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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실제 청각장애인의 진단서를 자신의 것인 양 속여 12억여원의 보험금을 편취하려 한 대학교 시간강사가 덜미를 잡혔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경찰서는 '환자 바꿔치기' 수법으로 거짓 진단서를 발급받아 장애급여와 보험금을 청구한 윤모(39·자영업)씨와 조모(34·여)씨를 검거,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허위 진단서 발급에 공모한 청각장애인 신모(32·여)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의 한 대학교 시간강사인 조씨는 윤씨와 함께 보험금을 허위로 수령하기로 2년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2013년 7∼8월 LIG손해보험(현 KB손보),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의 치명적질병(CI)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조씨가 고등학교에서 축구공에 맞아 양쪽 귀의 청력 80%를 잃어버렸다"고 신고하고, 이듬해 대구 달서구청 사회복지과에 청각장애 2급 진단서를 제출해 장애급여 180만원을 수령했다. 또 세 곳의 보험사에도 총 12억1천2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기가 설계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조씨를 조사하던 중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청력이 크게 손상됐기 때문에 컴퓨터 모니터로 질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가 길어지자 지친 조씨가 무의식중에 듣는 말에 대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험사기임을 확신한 경찰은 진단서를 떼어 준 병원에 확인한 결과 실제 진단을 받은 이의 얼굴이 조씨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어 관할지역 내 청각장애인으로 등록된 90명의 사진을 일일이 대조하고 병원 CCTV를 확인한 끝에 윤씨가 실제 청각장애인인 신씨를 데려와 진단을 받는 장면을 확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식층이라 할 수 있는 대학교 시간강사까지 가담할 만큼 보험사기에 대한 죄의식이 크지 않고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며 "반면 여전히 보험사기에 대해서는 온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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