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신 롯데' 한국 들먹이는 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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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망신 롯데' 한국 들먹이는 게 부끄럽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5.08.04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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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에 눈 먼' 한국 재벌의 자화상 '롯데家 왕자의 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현재 대한민국에선 한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이슈가 되며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바로 ‘롯데’가 그 주인공이다.

한 나라의 기업이 신문과 방송의 1면과 톱을 연일 장식하며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재벌가의 민낯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있는 자’들의 돈 싸움에 국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의 발동으로 시작된 롯데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부끄럼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일 정도다.

국민들 사이에서 반 롯데의 정서는 이미 자리잡혀 있고 심지어는 분노까지 표출하고 있다.

이번 롯데가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 형제와 형제간의 다툼에서 아들과 아버지의 분쟁으로 확산되더니, 결국에는 폭로에 재폭로까지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며 反 롯데 정서가 들끓고 있다.

시동은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걸었다. 지난달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권 탈환을 위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부추겨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이다.

이에 다음날 신동빈 회장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이라며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해임하면서 왕자의 난은 본격 불이 붙었다.

여기에서 뒷말들이 많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라느니 신동빈 회장의 패륜이라느니 하면서 재벌가들의 부끄러운 경영권 싸움 전형을 보여줬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경영권 싸움에서 흔히 봐왔던 풍경이라 씁쓸하지만 그나마 봐줄만했다.

하지만 신격호 회장의 신동빈 회장 등 이사 6명을 손가락으로 지시하며 해임하는 과정은 법을 무시한 ‘황제경영’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난을 샀다.

롯데가의 민낯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대화 녹취록 공개와 인터뷰를 통해 폭로의 수위를 높여가며 왕자의 난은 그야말로 진흙탕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중국에서 1조원대의 손해를 입은 것과 관련해 신격호 회장이 “아키오(신동빈)에게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때렸다고도 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한 적이 없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신동빈 회장은 2011년에 이미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이 됐었다. 4년 전에 말이다. 이말 한마디로 신격호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다시 도마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신격호 회장이 동영상에서 한국에 존재하지도 않은 한국 롯데홀딩스를 거론한 것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목격담이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불안해 신격호 회장을 내세워 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불효자로 낙인 찍기 위한 과도한 여론 몰이를 펼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들의 분노는 롯데가의 대화와 문서에서 왜색(倭色)이 드러난 것에 극에 달하고 있다.

신동주 전부회장의 일본어 인터뷰와 신격호 회장의 신동빈 회장 일본어 이름 호명, 그리고 일본어로 된 해임관련 문서 등.

이 지경까지 이르자 각종 언론과 SNS상에는 신격호 회장의 창업시기부터 일본인 둘째 부인인 ‘시게미쓰다케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부인 ‘마나미’ 이름이 오르내렸다.

결국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정서가 깊어졌고, 롯데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매운동은 일본에서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한국에서 인터뷰 중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말이 단초가 됐다. 이 내용이 일본에 전해지자 일본 인터넷에는 “롯데가 우리(일본)를 버렸다”라는 말이 확산되며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싸움을 봐왔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진흙탕 싸움은 처음이다. 각종 언론에서도 부끄럽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한다.

돈이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 재벌가의 자화상이란 것이 안타깝고 창피하다.

롯데는 1949년 일본에서 (주)롯데로 사업을 시작해 우리나라에 1966년 진출한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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