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울고' 나경원 '웃고'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근혜 '울고' 나경원 '웃고'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7.15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경원 주가 급등...박근혜 침묵 속 전대 빠져나가
한명이 승리하면 다른 한명은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에서 나경원 의원은 승자가, 박근혜 전 대표는 패자가 됐다.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해 전멸 가능성까지 예상됐던 친박계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이 1924표(득표율 9.1%)를 기록, 간신히 5위로 턱걸이해 최고위원에 당선됐지만 나머지 이성헌 의원(1390표), 한선교(1193표), 이혜훈(1178표)를 얻어 각각 6·7·8위에 그쳤다.

당초 친박계 내부에서는 전대를 며칠 앞두고 영남권 1명과 수도권 1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는 단일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친박계 수장인 박 전 대표의 오더가 없자 저마다 '경쟁력'을 강조하며 후보들이 끝내 단일대오 형성을 거부했다.

당내 권력 빅3중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친이주류와 친이계 지지를 받고 있는 안상수-김무성 체제에다가 7.14 전대에서 친이계 정두언, 중립성향이지만 비교적 친이계와 가까운 홍준표, 나경원 의원 등이 당선돼 사실상 친이계가 한나라당을 포섭했다.
▲ 왼쪽부터 박근혜 전 대표, 나경원 의원, 김무성 원내대표.     © 뉴시스

문제는 친박계 후보들의 참패로 인해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트위터를 개통하고 외부활동을 하는 등 부쩍 정치적 행보를 확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전대 개표 결과 서병수 의원만 당선되자 박 전 대표는 '아쉽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행사장을 빠져 나가 심기가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선출된 당 지도부는 앞으로 2년간 당 운영과 2012년 총선, 대선의 공천권 등 막후를 지원할 것으로 보여 친박계가 정국 주도권을 두고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전대 결과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전대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그간의 행보와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면서 "별 다른 영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7.28 재보선을 앞두고 안상수 신임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박 전 대표에게 선거운동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고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두고 계파간 갈들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안 신임 당 대표가 그간 미디어법, 세종시 수정안 등을 두고 MB오더를 충실히 따르는 이른바 거수기 역할을 해 박 전 대표와 상생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관측이 커 향후 친이-친박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전대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한 나경원 의원은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지난 지방선거 경선 당시 원희룡 의원을 꺾고 단일화에 성공, 오세훈 시장을 긴장시키더니 이번 전대에서도 여성 몫이 아닌 총2882표박 전 대표가 현재 선거 여왕이라면 나 의원은 미래 선거 여왕이자 차제대 여성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 '친이계 오더에 의해 출마했다', '이혜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출마했다'라는 의혹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향후 나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15일 BBS <전경윤의 아침방송>에 출연해 최고위원 당선과 관련, “비록 출마 선언이 늦었지만 평소 당을 위해 헌신했던 모습을 평가받은 것”이라면서 “선거는 그 사람이 과거 어떻게 했느냐의 평가지, 선거운동 기간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날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전대는 후보들이 친이계, 친박계 모두 굉장히 난립을 했다”면서 “(후보자 난립으로)각자의 경쟁력에 따라서 지도부에 입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6.2 지방선거 당시 지원유세에도 불구,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이석원 후보가 낙선한데 이어 7.14전대에서도 친박계가 자멸한 박근혜 전 대표와 6.2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 내 가장 유력한 여성 지도자로 급부상 중인 나경원 의원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