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1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이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문 대표가 사퇴했다면 더 큰 지지를 받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YS 영결식 직후 '민주화 세력의 큰 통합을 위해 내가 물러서겠다'고 했으면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정국의 분위기는 영호남을 막론하고 민주화와 관련해 인식을 같이 했던 찰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럴 때 문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놨다면 아름다운 그림이었을 것"이라면서 "당시 문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후퇴한 민주주의를 살리고, 나아가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를 우리가 내세워 총선에서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한다. 역사를 퇴행시키는 세력과 크게 모여 싸워야 한다. 내가 백의종군하겠다'고 나섰다면 더민주당은 물론 문 대표 본인도 오히려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의원은 "어쨌든 늦었지만 (문 대표가)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거니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늦었다면 야권 지지층, 특히 호남 지지층이 많이 흔들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지난해 자신이 '문재인-안철수 2선 후퇴'를 주장한 것에 대해 "우리 앞에 있는 선거는 20대 총선이다. 두 사람이 그와 무관하게 대선 권력을 향해 싸워서 총선을 망칠 지경에까지 간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고, 총선을 지면 대선도 못 이긴다"며 "우리끼리 2등, 3등 경쟁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느냐,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아니라 야권이 이겨서 1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의를 위해서 둘 다 일단 무대에서 내려오는 게 좋다는 생각에 주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당의 힘이 강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다고 당이 휘청휘청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안철수 내지는 문재인에게 의지해 왔다는 방증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해선 안 된다. 시스템으로 정당이 바로서야 한다. 바람 타는 지지층이 아니라 공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차이가 거기에 있다. 새누리당은 대표급 인사들의 움직임이 있어도 당 존립의 문제까지 가진 않는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그늘 밑에 있었다.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 말고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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