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는’ 정세균, ‘가는’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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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는’ 정세균, ‘가는’ 정동영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9.04.20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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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丁 대결…당권과 차기대권을 건 한판 승부
차기대권 기대건 정세균, “NO"
부활을 꿈꾸는 정동영, “GO"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갈라섰다.
정 대표가 정 전 장관의 ‘공천 불가’를 들고 나오자,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공천과 공천배제를 놓고 두 사람이 갈라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의 입장차가 뚜렷하기 때문일 듯하다. 이들의 입장을 분석해 봤다.
 
▲     ©시사오늘

 
◇정세균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10일 2012년에 열릴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진안 무주 장수 임실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 대해 전북 전주 덕진 출마 포기를 촉구했다.
이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북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를 만류하기 위한 정 대표의 최후 승부수였다.

왜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만류한 것일까?
물론 정 대표는 "당의 최고지도자 중 한분이 불과 일 년 전 출마했던 수도권 지역구를 떠나 당선이 보장된 호남으로 가는 것을 용인한다면 수도권과 취약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많은 당원의 사기와 당의 단합은 무너지고 공당의 원칙도 훼손될 것"이라며 정 전 장관의 공천 배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텃밭이 같다는 것.
정 대표는 전북진안이고, 정 전 장관은 전북 순창이 고향이다.
때문에 차기대권을 노리는 새로운 대권 주자인 정 대표가 정 전 장관의 무혈입성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특히 정 전 장관이 4.29 재보선에 출마해 압승할 경우 호남의 대표 주자를 내줘야 할 처지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에 출마를 반대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 대표는 13대 때 국회에 입성한 4선 의원이다. 이제 승부를 걸 때가 됐다. 물론 승부는 차기 대권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더불어 당권이다.

정 전 장관이 원내에 입성할 경우 연립당권을 구성하고 있는 정 대표는 또다시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 전 장관의 ‘공천’을 허락할 수 없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     © 시사오늘

 
◇정동영 전 장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정 대표의 ‘공천배제’에 맞서 지난 10일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는다"며 4월 재보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하지만 "반드시 다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세균 대표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잘 이해하지 못 하겠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정 전 장관은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치며 출마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은 ‘흘러간 정치인’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하며 한국을 떠나 외유했던 정 전 장관의 입장에서 볼 때 이대로 시간을 흘러 보낸다면 ‘잊혀진 정치인’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한 고위 관계자는 “정 전 장관 입장에서 볼 때 급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했다. 또한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원내에 진입하지 못한 정 전 장관의 선수는 재선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대로 시간을 기다릴 경우 흘러간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출마를 감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8대 총선 경선을 거치면서 와해된 세를 규합하기 위해서라도 원내진입이 불가피하는 게 정 전 장관의 입장일 듯하다.
정 전 장관 계보, 즉 DY 계보는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원내에 진출한 인사는 몇 안 된다.
때문에 이대로 시간을 흘러 보낼 경우, 계보 자체가 와해 될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 전 장관의 원내 진입이 시급하다. 원내에 진입, 다시 세 규합에 나서야 정 대표의 신주류에 맞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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