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살려주기’, 유승민계 ‘도려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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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살려주기’, 유승민계 ‘도려내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1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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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수족 잘라내기’로 유승민 힘 빼기 나서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 뉴시스

유승민 의원에게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의 ‘컷오프’와 ‘현역 물갈이’ 방침을 천명하면서 유 의원이 무사히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한구 위원장은 최근 유승민 의원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공관위가 유 의원을 직접 ‘찍어낼’ 것이라는 말이 여전히 나돌고 있다.

이는 TK(대구·경북)로 진격한 ‘진박’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이들 '진박 후보들이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특별히 '컷오프'라는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들이 ‘유승민계’ 의원들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친박계에 경고등이 켜졌고 특별한 수단을 동원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이 지난달 30일 하춘수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 “(정부가) 경제 정책을 펴는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며 “(정부를)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를 잡거나 뒤에서 비아냥대기만 했다”고 노골적으로 유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은 친박계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다 보니 이 위원장이 공천 과정에서 유 의원을 ‘저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론조사가 70% 반영되는 경선에서 유 의원을 꺾기는 쉽지 않은 만큼, ‘비적격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걸러낼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여의도 정가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바로 ‘수족 잘라내기’다. 인지도가 높고 상징성이 있는 유 의원을 직접 겨냥하기보다는, 초·재선이 대부분인 유 의원의 측근을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18일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던 이 의원은 돌연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지지를 밝히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연히 외압설이 돌았고, 이 의원의 불출마가 ‘유승민계 찍어내기’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유 의원은 저성과자가 아니다”라면서도 “뒤에 앉아서 전혀 다른 일하고 있는 사람들, 심지어는 야당편인지 우리 편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박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유승민계가 ‘공천 학살’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친박계는 ‘수족 잘라내기’ 전략으로 효과를 본 경험도 있다. 친박계는 지난 19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복 공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재오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대신 진수희·권택기 의원 등 이 의원의 측근들을 대거 낙천시킨 바 있다. 여론의 질타를 피하면서 계파의 힘을 뺄 수 있는 ‘검증된 묘수’인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대구의 민심이나 유 의원의 인기를 생각하면 공천 과정에서 유 의원을 쳐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유승민계’ 인사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낙천시키지 않고도 유 의원의 힘을 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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