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원·손혜원]'4·13총선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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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원·손혜원]'4·13총선을 부탁해'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3.0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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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동원, "새누리당 총선 키워드는 개혁"
野 손혜원, "더민주 로고 대중화, 죽기살기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래, 사람들의 요구는 한층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침대를 골라도 크기와 색깔 정도 따졌다면, 이젠 한잠 자고 나서 피로가 풀리는지 등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시장은 품목별 단일제품 구조에서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기업들은 소비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침대가 더는 평범한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 돼 버린 것도 제품 차별화를 노린 마케팅 전략이었다.

▲ 새누리당 조동원-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 ⓒ 뉴시스

정치권에서도 마케팅은 중요 역할을 맡는다. 기업은 정당, 상품은 정치인, 가격은 유권자의 표로 치환되는 셈이다. 유권자는 4년마다 의원 300명을 고르고 5년마다 대통령 한 명을 선택한다.

총선을 40여 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여야 홍보위원회 모두 마케팅 전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내년 대선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홍보위원장 영입부터 힘이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조동원 CD(Creative Director)에 홍보위원회를 맡겼다. 그는 '침대는 과학이다' 'TTL' 등으로 광고계에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새누리당 선거에 세 번째로 합류하는 그는 지난 2012년 박근혜 대선캠프 제의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조 위원장은 "당시 박 후보가 '건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해 도움 줄 수 있냐'고 했을 때 담백하지만 진심이 느껴져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 당명 개정과 빨간색 배경의 로고 모두 조 위원장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14년 김무성 대표의 제안으로 7·30 재보궐 선거에도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여당에 세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을 때, 조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도와주세요'라는 판넬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하도록 했다. 또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세요'라는 구호를 만들어 선거 판세를 뒤집었다. 

조 위원장은 이번 4·13 총선의 키워드를 '개혁'으로 잡았다. 그는 이른바 '살생부' 논란으로 당 내부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치자, 당 대표실에 '쓴소리 백보드'를 설치해 당내 단합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 위원장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알맹이는 변한 게 없고 포장지만 화려해졌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당에 있다보면 천천히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고 반박하면서 "새누리당은 싸울 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이 많아 나같은 전문가를 인정해준다"고 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참이슬' '처음처럼' '힐스테이트' 등 브랜드 네임 히트작을 다수 보유한 손혜원 CD에 홍보위원장을 맡겼다. 

손 위원장이 정치권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논란도 많았다. 지난해 더민주 창당 60주념 기념으로 걸개 사진을 제작했을 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김영삼 전 대통령 것보다 작아 당내에서 호된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올초 당명 개정을 주도하면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로고와 색, 현수막 전면교체와 함께 당 '굿즈'까지 만들면서 지지층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정당 로고가 박힌 물건들을 사용하는 건 유럽이나 미국에서 매우 일반적"이라면서 "총선까지 죽기살기로 로고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정계 참여에 대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아내 김정숙 씨와 중·고교 동창 친구 사이로, "문 전 대표는 이전에 알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동시에 김종인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다.

손 위원장은 지난 29일 김 대표가 '비상대권'을 요구해 당내 논란이 번지자 "김종인이 떠나면 나도 떠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그가 주도한 당명 교체 등은 제1야당의 지리멸렬한 추락을 멈추게 했다는 점에서 일단 호평받고 있다. 그러나 더민주가 선거때마다 여당의 프레임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주도면밀한 마케팅 전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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