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이겨낸 재도전, 무한도전vs무모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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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이겨낸 재도전, 무한도전vs무모한도전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3.0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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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6기 전설 문부식·´9수´ 동네 명물된 백철
경기화성서 ´무한도전中´ 홍성규 일문일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선거철이 되면 ‘재도전’하는 후보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연이은 낙방 끝에 간신히 국회에 입성했지만, 또다시 다음에 낙선하는 인사도 있다. 소수당 소속이나 정당의 비호 없이 험로(險路)를 스스로 선택해 떨어져도, 소신을 꺾지 않는 이도 있다. 심지어 오랜 도전으로 아예 동네 명물이 된 경우도 있다. 무한도전과 무모한 도전 사이에서, 꿈을 쫓는 정치인들을 <시사오늘>이 조명했다.

5전6기 낙선의 전설, 원내4인방 문부식 전 국회의원

故 문부식 전 의원은 5차례의 도전 끝에 6수만에 국회에 입성한 ‘낙선의 전설’이다. 원래 유진산계 정치인이었던 문 전 의원은 제 4대 총선에 입후보한 뒤 8대 국회까지 연거푸 쓴잔만 들이켰다. 이후 1974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제 9대 총선, 경남남해하동에서 감격의 배지를 단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YS의 상도동계에 편입, 김동영‧최형우‧황낙주와 함께 원내4인방으로 불리며 YS를 신민당 최연소 총재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상도동계의 한 인사는 8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정확히 말하면 문부식의 당선은 YS의 부친인 김홍조 옹의 지원이 한몫했다”며 “YS보다도 연설을 잘하기로 유명했다는 김 옹이 ‘문부식은 내 아들이다. 반드시 이번에 뽑아 달라’고 연설했다”고 술회했다.

▲ 무소속 홍성규 경기화성갑 예비후보 ⓒ홍성규 후보 홈페이지

‘화성에서 산 사나이’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

무소속으로 이번 선거에 도전하는 홍성규 화성갑 예비후보는 지난 2010년 화성시장 선거에 나선 뒤 벌써 이번이 다섯 번째 출마다. 1974년생으로, 이제 40대 초반인 홍 대변인은 나이에 비해 선거경험이 풍부한 셈이다. 그런데 무소속으로 도전 중이다. 왜 홍 후보는 거대 양당체제의 정치판에 편입하기를 마다하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들어가지 않으며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을까. <시사오늘>은 9일 홍 후보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교에 들어와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사회현실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 사회가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무엇보다 막중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그간 정치에서 소외되었던 노동자, 농민, 서민 등 평범한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뛰어들겠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동참하게 됐다.”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뭔가.

“한마디로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이다. 적어도, 매일 열심히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데도, 노동자는 70m 상공 위 전광판 위로 올라가야 하고, 농민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야 하고, 우리의 미래를 담당해야 할 청년들이 사회에 나서자마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라고 볼 수는 없지 않겠나.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마저 박탈당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것은 나라 안에만 있지 않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남북관계의 위기, 갈등 속에서 때로는 극심한 전쟁위기의 공포 앞에 마주서야 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자주와 평화의 새로운 한반도시대, 교류협력을 넘어 통일시대로 진입하는 남북관계 등도 우리 정치의 영역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긴급한 숙제라고 생각한다.”

-왜 화성인지.

“화성은 내가 태어난 고향이자, 지금의 저로 키워준 고장이고 또 앞으로도 제가 계속하여 살아갈 터전이다.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들,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함께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앞서 언급한 내 정치의 목표, ‘우리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면, 화성 시민들과 함께 이루기 위해서 끝까지 노력할 거다.”

-무소속 도전이 힘들진 않은가.

“이번까지 다섯 번의 도전에서 첫 ‘무소속’ 출마다. 아직까지 이로 인한 어려운 점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직 한국사회의 정서상 무소속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왜 내가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시민들께서 모두 잘 알고 계시고 이해해주시는 덕분인 것 같다. 어렵다기보다 늘 안타까운 것은 아무래도 모든 시민들을 충분히 만나 뵙고 싶다는 열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아닐까 싶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뛰어도, 물리적으로 모든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대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선거운동 기간이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이 안타까움이 더욱 커져간다는 것이 괴롭다. 하하.”

-정의당 입당 등은 고려해보지 않았나.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 같은 기존 보수야당으로 입당하는 문제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다. 내가 지향하고 있는 ‘진보정치’라는 목표, 지키려는 가치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4년간 정의당이 보여준 모습과 행보를 보면서,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진보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통합진보당이 강제 해산당하고 나서도 국회 내에서 전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거듭 평가되었다고 본다.”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멀리 갈 것 없이 가깝게 직접 제가 겪어본 분들 중에서 고민해보자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꼽겠다. 김 전 대통령은 죽음의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민주주의와 통일을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는 그 인생사 때문에라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만큼 더 대단한 것은, 대통령이 되어 국정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절대다수의 위치를 점하지 못했으면서도 끊임없는 설득과 타협으로 품었던 의지를 꺾지 않고 펼쳐내셨다는 점이다.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셨다. 이 전 대표는 제가 마지막 대변인으로서 모셨던 분이다. 항상 ‘진보정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현실에서 풀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셨던 분이다. 내게 늘 ‘진보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해주는 분이기도 하다.”

동네 명물이 된 백철 전 자민련 강서갑 지구당위원장

“어휴, 동네에선 다 알아요. 맨날 나오는 사람인데. 안타깝기도 하고……”

백철 전 자유민주연합 강서구갑 지구당위원장에 대해 서울 강서구 주민이 한 말이다. 백 전 위원장은 지난 1985년부터 총선에 도전했다. 자유선진당에선 이회창 총재의 정책특보를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이 9수 째다. 백 전 위원장의 가장 최근의 도전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다. 강서구청장 선거에 무소속, 기호 4번으로 나서 7.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자가 화곡역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던 백 전 위원장을 만나 명함이 없냐고 묻자, 백 전 위원장은 “이 동네 분들은 저를 다 압니다”라면서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을 쳐 보시면 나올 겁니다. 다른데는 없고 다음(Daum)에서 치셔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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