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격전지②]오세훈-정세균 캠프 긴장감,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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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격전지②]오세훈-정세균 캠프 긴장감, 최고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3.3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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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공약·포스터 비교
야권 단일화, 얼마나 진행됐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20대 총선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선거벽보 '가안' ⓒ 시사오늘

여야 대권 잠룡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맞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는 4·13 총선 격전지 중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다.

<시사오늘>은 이들의 내부 분위기를 엿보고자 'D-14' 30일 양 후보 캠프를 방문했다. 오 후보와 정 후보 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방심은 금물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오세훈 지지자들, "정세균 무시하면 큰일 나"
"종로구 野 후보 단일화, 영향 거의 없을 것"

▲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캠프 ⓒ 시사오늘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실은 서울 경복궁역 2번 출구 앞에 자리했다. 청와대 바로 코앞이었다.

사무실에 들어가 보니 '서울의 심장 종로에서 승리를 이끌겠습니다', '종로의 선택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는 슬로건과 오 후보의 대형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먼저 눈에 띄었다. 선거 당일까지 남은 기간을 알리는 'D-14' 문구도 한편에 붙어있었다.

책상 위에는 언론 인터뷰 자료와 여론조사 자료가 정리된 파일이 비치돼 있었다. 여론조사 파일을 열어보니 차기 대권 순위 여론조사가 맨 앞에 있었다.

정가에서는 오 후보가 종로에서 당선된 뒤 대권가도를 내달릴 것이라는 후문이 돈다. 캠프 위치와 여론조사 자료집은 그 후문에 설득력을 더하는듯했다.

▲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캠프에 비치된 여론조사 자료집. 차기 대권 순위 여론조사가 앞에 놓여있다 ⓒ 시사오늘

오 후보 캠프는 지지자들로 무척 북적였다. 오후 5시 반으로 예정된 고문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선거사무실 고문들이었다. 그들은 옹기종기 모여 이날 오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한판 논쟁을 벌였다. 오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SBS〉가 의뢰하고 〈TNS코리아〉가 지난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후보는 48.6%, 정 후보는 37.3%의 지지율을 보였다. 11.3% 차이였다. 지난 24일 〈KBS〉와 <연합뉴스>의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45.8%로 정 후보(28.5%)를 17.3% 차로 앞선 바 있다.

오 후보 캠프의 한 고문은 "야권 중진 정세균을 무시하면 큰일 난다. 종로에서 4년을 현역으로 일한 사람인데…. 이러다가 따라 잡히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또 다른 고문은 "그런 소리 하지 말라. 아직 10% 넘게 차이가 나는데 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종로구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한 고문은 "야권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당은 연대 안 한다면서 왜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거냐"고 했다. 또 다른 고문은 "어차피 국민의당, 정의당 후보는 세가 약하다. 하나로 뭉쳐도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핵심 공약, 토목·건설 사업되나
캠프 관계자, "여론조사 우위? 방심 못해"

▲ 서울 종로구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캠프 ⓒ 시사오늘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오는 31일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에 맞춰 유세차량과 공약집, 포스터 등을 검토하느라 분주했다.

공약집 가안을 살펴보니 '역사마을 조성(한지박물관 건립)', '운현궁 복원', '한글마을 조성과 한글기념관 건립', '시인의 거리 조성과 시문학관 건립' 등 토목·건설 사업 공약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자신의 장기를 내세우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포스터 가안에는 오 후보의 얼굴 사진이 크게 담겨 있었다. 이름 옆에는 오 후보의 이력이 소개돼 있으며, 공약 사항은 포스터에 담지 않았다. 유세차량은 하얀색 1톤 트럭이었다. 역시 오 후보의 얼굴 사진이 돋보였다. 외모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 캠프 공보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나 "여론조사에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여론조사일뿐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최근 모든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기고 있는 캠프의 선거 전략 같다'고 기자가 묻자 그는 "유세 일정이 바빠서 그런 거다. 정 후보를 의식해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경선에서 패배한 박진 전 의원이 협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박 전 의원이 많이 도와주시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도 '박 전 의원 측 인사들이 오 후보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고 되묻자 "조직의 이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세균 지지자들, "종로구민들이 진정성 있는 후보 택할 것"
막판 선거 전략은 '종교계' 설득?

▲ 서울 종로구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캠프 ⓒ 시사오늘

더민주 정세균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4호선 동대문역 바로 앞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은 동대문 시장 근처에 위치했다. 정 후보는 본래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을 그대로 선거 캠프로 이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정 후보 캠프를 방문한 때는 오후 12시 30분쯤이었다. 점심 식사를 즐겨야 할 시간이지만 캠프 관계자들은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았다. 식사도 거른 채 회의에 몰두하는 모양새였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캠프의 초조함이 엿보였다.

사무실 문을 열면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오세훈 후보와 마찬가지로 벽 한편에는 선거 당일까지 남은 기간을 알리는 'D-14' 문구가 쓰여있었다.

▲ 서울 종로구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캠프. 벽에 DJ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왼쪽 하단에 D-14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시사오늘

'신뢰의 정치로 종로의 품격을 높이겠습니다', '바른 정치 큰 일꾼 정세균', '삶의 질 1번지 종로'라는 슬로건이 방문자들을 반겼다. 자신의 대형 사진을 현수막에 새긴 오 후보와는 달리 정 후보의 현수막은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정 후보 캠프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찾아왔다. 한 지지자는 "결국 우리 종로구민들은 진정성 있는 정 후보를 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 후보는 난데없이 나타난 사람"이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도 "오세훈은 어차피 대권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당선되더라도 종로를 버릴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정 후보 캠프의 막판 선거전략 중 하나는 종교계 설득인 것으로 보인다. 한 캠프 핵심 관계자는 "서울 종로에 조계사가 있지 않느냐. 조계종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 친화적 공약 앞세운 丁 캠프
"野 후보 단일화, 제안은 했지만 아직 반응 없어"

▲ 서울 종로구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캠프 ⓒ 시사오늘

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들 역시 내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준비로 무척 바빴다.

1톤 트럭을 유세차량으로 정한 오 후보와는 달리, 정 후보의 주력 유세차량은 SUV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골목길이 많은 종로구 특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집 가안에서는 주민 친화적 공약을 앞세워 오 후보와 차별성을 두겠다는 의중이 엿보였다. '내집같은 학교 화장실, 석면 ZERO 학교 실현', '북촌·서촌 주민피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도시재생사업 완결' 등이 눈에 띄었다.

포스터 가안에는 손을 가지런히 모은 정 후보의 상반신 사진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이력을 포스터 밑에 간략히 표시하는 대신 공약 사항을 포스터에 중심에 적었다. 배경에는 종로구 지역 지도가 불투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종로의 일꾼'임을 강조하는듯했다.

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당 박태순 후보와 정의당 윤공규 후보 등 다른 야권 후보들에게 단일화 제안을 해 놓은 상태지만 아직 뚜렷한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박진 전 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해 정 후보도 무척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이 굉장히 친한 사이다. 경선 패배 직후 정 후보가 박 전 의원에게 위로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세균, "열심히 하고 있다"

캠프 취재가 마무리될 즈음 정 후보가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오전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주최로 흥사단에서 열린 클린선거운동 다짐식에 참석한 뒤 회의 때문에 잠시 캠프에 들렀다고 말했다.

'많이 바빠 보인다. 자신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정 후보는 미소를 지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유권자들께서 좋은 판단을 해 주시리라고 믿는다. 언론에서도 종로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답했다. 악수를 건넨 정 후보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앞서 〈SBS〉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0%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KBS〉, 〈연합뉴스〉의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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