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바람 부는 새누리, 다시 뜨는 '남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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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바람 부는 새누리, 다시 뜨는 '남원정'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2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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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왼쪽부터)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 ⓒ 뉴시스

격변(激變)의 시기다. 최대 180석을 노리던 여당의 참패, 지역주의의 부분적 붕괴, 제3당의 등장 등 제20대 총선이 낳은 정치 지형은 정치권을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민심의 호된 꾸지람을 들은 새누리당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변화의 물결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게 됐다.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혁신’의 핵심은 세대교체다. 총선을 통해 김무성 전 대표가 큰 상처를 입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대희 전 대법관이 낙선하면서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새누리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상대적으로 젊은 내부 인사들을 육성하고, 당의 얼굴로 키워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남원정’으로 불리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에게로 눈길이 쏠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새누리당의 개혁과 세대교체를 거세게 요구해왔던 이들은 제20대 총선에서 나타난 변화의 열망을 담아낼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제20대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이 떠안은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전통적인 보수층의 지지 회복과 중도보수 무당층 흡수, 혁신 이미지 구축이 그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에 실망한 지지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야당이 싫어서’ 여당에 표를 던졌던 무당층으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리고 이는 개선 의지 없이 현상 유지에 만족하며 계파 싸움에만 골몰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남원정’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보수층 결집을 이뤄낼 수 있는 새누리당의 적자(嫡子)면서도 꾸준히 개혁과 세대교체를 요구해온 덕분에 중도층으로의 확장성도 갖고 있다. 남 지사는 여야 연정(聯政)을, 원 지사는 민관 협치(協治)를 실험하며 ‘합리적 보수’라는 이미지도 얻었다.

무엇보다도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중앙 정치와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정치 베테랑’이고, 정 의원 또한 5선 중진임에도 이미지 소모가 심하지 않아 개혁 요구에 부합한다. 계파색도 옅은 만큼, 내부 파벌 간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새누리당을 수습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21일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요즘 TV 및 라디오 방송 등 여러 언론에서 남 지사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은 이들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21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인사는 “지금 같은 위기에 나서서 뭔가를 하기에는 세 사람 모두 기반이 약하다”며 “내가 세 사람의 입장이라면 아직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섰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황으로 내몰리면 대권 꿈은 날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사자들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남 지사는 “지금 국민들 민생이 어렵다. 도정에 전념하겠다”며 간접적으로 조기 등판 거부 의사를 밝혔고, 원 지사도 “총선은 총선이고 도정은 도정”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등판론을 일축했다. 정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도전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세 사람이 무리하면서까지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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