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잇단 산재사망에 안전예산 증액…'보여주기식'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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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잇단 산재사망에 안전예산 증액…'보여주기식' 비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5.0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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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마다 한명씩 사망자 발생하자 예산 500억 늘려
"앞에선 보여주기식 예산, 뒤에선 법정 싸움"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중공업 CI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계속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와 관련, 안전 예산을 500억 원 늘린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그룹사 임직원들을 해병대 극기훈련에 참가시키는 등 갖은 노력을 쏟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일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계열사 제외)은 2014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28개월의 시간동안 총 17명의 근로자가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현장에서 50일마다 근로자가 한 명씩 사망하는 꼴이다.

더욱이 1974년 창사 이래 올해 5명의 근로자가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까지 포함하면 현대중공업은 총 400명의 산재사고 사망자를 냈다. '죽음의 공장'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되지 않아 보이는 수치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한 회사 수뇌부도 산재 사고를 예방하고자 안전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 20일에는 하루 동안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 대토론회를 실시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25일에는 △안전투자 확대 △안전조직 강화 △안전교육 확대·제도 개선 △상생과 협력의 안전문화 구축 등 4가지 내용을 골자로 한 '안전관리 종합 대책'을 공표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발로 뛰며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는 근로자들의 시선은 탐탁지 않아 보인다. 이미 지난 2014년 비슷한 사례를 반복했지만 정작 나아진 것은 크게 없었다는 입장인 것.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2달 사이에만 5명의 근로자(추락 2명, 폭발 2명, 자살추정 1명)가 사망하자 안전 결의대회를 열고 안전경영을 강화해나갈 것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같은 해에만 추가로 4명의 근로자(깔림 1명, 끼임 2명, 추락 1명)가 목숨을 잃었으며, 그 다음해인 2015년에도 3명의 근로자(깔림 1명, 추락 1명, 교통사고 1명)가 사망했다. 그나마 2015년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위안 삼았으나 또 다시 올해 들어 3달 사이 5명의 근로자(깔림 1명, 끼임 2명, 추락 1명, 지게차 치임 1명)가 산재 사고로 사망하는 등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안전 대토론회가 열린 당일에도 일부 작업장에서는 청소 등의 명목으로 작업이 진행됐으며 하청업체들은 근로자들을 퇴근시키기까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안전 대책 수립 의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노동조합도 매년 되풀이되는 산재 사고에 우려를 표하며 현행 안전 시스템의 전면 조사와 대책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근로자들의 안전권을 주장하며 현대중공업이 안전 개선 요구나 안전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대중공업이 안전 투자와 관련해 500억 원을 증액했다고는 하지만 부서별로 분배하면서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이 누릴 수 있는 안전 혜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원청 직원들 대비 그 혜택마저도 더욱 열악해 안전 보호구가 모자르다는 얘기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은 안전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적극성을 가지고 안전 개선에 나서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또한 현재 자살로 내몰린 한 근로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도 법정 싸움에 나설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자세와 처우 개선에 힘써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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