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새누리 갈등, 탄력 받는 분당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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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새누리 갈등, 탄력 받는 분당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5.1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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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 뉴시스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은 1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열어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를 추인할 예정이었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표결조차 하지 못했다. ‘강성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이혜훈 당선자, 김세연 의원, 김영우 의원, 이진복 의원 등 ‘유승민계’와 ‘김무성계’를 대거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한 데 대한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발로 보인다.

이러자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곧바로 사퇴를 선언하며 맞불을 놨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국민에게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며 사퇴와 동시에 친박계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대표적인 비박계 중진인 정두언 의원 또한 상임전국위 무산 직후 회의장을 나오며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한다”며 “정당이 아니고 패거리 집단”이라고 친박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총선 패배 이후 한동안 가라앉았던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 무산을 계기로 폭발한 모양새다.

자연히 ‘새누리당 분당설’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의 여파로 참패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에 출격했던 친박계는 대거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전체 의석수는 줄어들었으나 오히려 당내 친박계의 지분은 커진 셈이다. 이러다 보니 새누리당 내에서 비박계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 역시 친박계 중심의 당내 역학구도가 작용한 결과였다.

‘탈당’은 이처럼 친박계 위주로 흘러가는 당내 지형을 뒤집기 어려운 비박계가 꺼내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라는 분석이다. 현재 새누리당 밖에는 유승민 의원과 주호영 의원, 정의화 국회의장 등 파괴력을 가진 ‘비박계’ 인사가 다수 있다. 새누리당에서 밀려난 비박계가 조직적 탈당을 감행, 당 외부의 비박계와 결합할 경우 새누리당을 위협할 수 있는 보수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두언 의원은 이날 “이런 패거리 집단에 내가 있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며 탈당을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무소속 복당 문제부터 지금까지 흘러온 과정을 보면, 친박계가 오히려 분당을 원하는 것 같다”며 “이처럼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함께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상임전국위를 개최조차 못하게 한 것을 보면 친박계와 비박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하다”면서 “갈라서야 할 것 같다”고 분당설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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