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홀대론]새누리와 결별하나…민심,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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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홀대론]새누리와 결별하나…민심, ‘싸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6.0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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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인사 개편 등 PK 외면 분위기 커져…정치지형 재편 가능성 부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 뉴시스

PK 민심이 심상치 않다. 제20대 총선에서의 야풍(野風)을 ‘회초리’ 정도로 여겼던 여권도 이제는 PK가 아예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PK에서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34.7%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PK는 수도권 못지않은 ‘격전지’ 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PK의 민심 이반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새누리당의 행보가 PK의 민심을 외면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PK 홀대론’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29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대구시당 총선 발대식에서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았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선물보따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를 일컫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뒤따랐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TK(대구·경북)의 밀양과 PK의 부산이 10년째 대립하고 있는 이슈로, 조 의원의 발언은 ‘TK 손 들어주기’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8일 서병수 부산시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토교통부의 교통정책, 항공정책, 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정책 라인에 대구 출신의 어떤 인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음으로 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구심을 부산 시민들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TK를 기반으로 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PK를 도외시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는 이야기다.

‘TK-충청 연대설’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새누리당이 정진석 원내대표 선출을 시작으로 ‘중원 공략’을 노골화하면서 ‘PK 대신 충청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인선 과정에서 ‘PK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비대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김희옥 비대위원장과 김광림 의원은 TK, 정진석·홍문표 의원은 충청, 김영우·이학재 의원은 각각 강원·인천 출신이다. ‘텃밭’ TK와 ‘타깃’ 충청을 배려하는 대신 PK를 배제하고 지도부를 구성한 것이다.

8일 단행한 청와대 인사개편도 마찬가지다. 각각 청와대 정무수석과 교문수석에 임명된 김재원 전 의원과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은 TK 출신이며, 이준원 농림부 차관과 이정섭 환경부 차관은 충청 출신이다.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이 제주 출신, 김형석 통일부차관이 호남 출신임을 감안하면 PK가 완전히 외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에 대해 부산에 거주하는 한 60대 남성은 지난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정신 차리라고 매를 들었더니 가출해서 다른 집에 들어가는 꼴”이라며 “총선 이후에 오히려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이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부산에서 ‘묻지마 1번’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새누리당과 PK의 결별은 이제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넘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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