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6월’ 맞이한 새누리, 뇌관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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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6월’ 맞이한 새누리, 뇌관 터질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6.1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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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복당·동남권 신공항…계파 갈등 재발할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유승민 의원 ⓒ 뉴시스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어렵사리 원 구성 협상을 완료한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내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을 꿈꾸는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용역결과 발표도 2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가장 먼저 풀어내야 할 과제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다. 현재 친박계는 ‘복당 문제는 전당대회 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 의원은 구심점이 없어 힘을 한데 모으지 못하고 있는 비박계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인 데다,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 중 한 명이다. 당권 장악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친박계 입장에서 유 의원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라는 의미다.

더욱이 유 의원이 복당, 8월 전후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최경환·이주영·홍문종·원유철 의원 등 친박계 위주로 흘러가던 당권 경쟁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친박계로서는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놓고, 당권을 완벽히 장악한 상태에서 복당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비박계는 유 의원의 복당이 절실하다. 총선 참패 이후 자중자애(自重自愛)하던 친박계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전당대회에 불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경환 의원마저 보폭을 넓히고 있을 정도로 친박계의 회복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유 의원의 복귀는 비박계가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나 다름없다. 유 의원의 복당 문제는 친박계도, 비박계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인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지난 7일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표가 만들어지고 최고위원들이 당원들에 의해 추대가 된다”며 “그 분들에 의해서 복당문제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의 복당이 전당대회 이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영철 의원은 지난 9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할 때”라며 유 의원을 포함한 무소속 의원들의 조속한 복당 논의를 촉구했다. 벌써부터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25일 전후로 예정된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용역결과 발표도 새누리당의 뇌관(雷管)이다. 현재 동남권 신공항은 TK(대구·경북)와 부산의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TK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이지만 지역적으로 인접한 밀양을, 부산은 가덕도를 지지하는 양상이다.

문제는 TK가 친박계의 ‘텃밭’, PK가 비박계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TK 현역 의원을 대거 솎아내고 친박계를 공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대로 부산은 김무성 전 대표, 김세연 의원 등 비박계 핵심 의원들의 지역구가 위치한 곳이다. 동남권 신공항이 TK와 부산 주민들의 관심이 쏠린 이슈인 만큼, 입지선정 결과에 따라 TK를 기반으로 하는 친박계와 PK 비박계의 갈등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일 대구시당위원장이자 친박계로 분류되는 윤재옥 의원과 ‘대통령 선물 보따리’ 발언의 당사자인 조원진 의원 등은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를 항의 방문했다. 김세연 의원의 주선으로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해공항가덕이전시민추진단 등 부산시민단체를 만난 데 대한 유감 표명이었다.

반면 부산시당위원장이자 대표적 비박계인 김세연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시-새누리당 부산시당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이 신공항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부산에서의 새누리당에 대한 완전한 지지철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정치 문제로 확산되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9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 영남권 신공항 문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못하면 전당대회 전에 (당이) 깨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야말로 ‘운명의 6월’ 앞에 선 새누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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