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說' 김종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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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說' 김종인의 허와 실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6.15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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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광폭 행보'에 원외 인사 '격려'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시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광폭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현안마다 존재감을 보이면서 '킹메이커'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보훈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오후에는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리우올림픽 선수단을 격려했다. 전날에는 20대 국회 개원식을 마치고 야당 의원 중심인 경제민주화정책포럼에 참석했다.

이처럼 경제와 안보, 스포츠 분야를 넘나드는 행보에 김종인 대표가 권력 개편을 앞두고 지지세력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련의 일정을 통해 '안보는 우클릭, 경제는 좌클릭'이라는 본인의 정치색을 부각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김종인 대표의 '킹메이커설'이 힘을 얻는 이유는 광폭행보와 함께 당내 관계 회복에 신경을 쏟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지난해 말 더민주당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지자 '히든카드'로 영입돼, 여야 쟁점법안 처리와 필리버스터 정국 등 주요 정치적 지점마다 독보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당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하루 종일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에 놀랐다. 간단명료한 주장으로 당내를 휘어잡았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더민주 의총]김종인 추진력 '부각'…이종걸 위상 '추락'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452)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잡음이 일면서, 당내 주류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김종인 대표는 친노·운동권 세력을 향해 "이 따위 대접하는 당에 일할 생각 없다"며 당무를 거부했다.

또 선거 직후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합의추대' 발언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두 사람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던 손혜원 의원은 "김종인 대표가 이야기를 너무 심하게 했다" "종편만 보는 것 같다"며 일갈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처럼 내부 반감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말을 아끼던 김종인 대표는 이달 초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다시금 전면에 나섰다. 외부로 화살을 돌려 내부 단합을 도모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의장 자유투표 제안에 대해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원칙에 반하는 일"이라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니 제3당 제안대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원구성이 마무리된 9일에는 "의장직은 애초부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굉장히 공로가 많은 것 같은 자세를 보이는 것은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는 의장직을 고집한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유투표를 제안한 국민의당 협상력을 깎아내리는 의도로 해석됐다.

특히, 김종인 대표는 이날 손혜원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란히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 친노세력과 '화해 무드'로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같은 '관계회복 제스처'는 원외에서도 이어졌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8일 서울메트로 구의역 사고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매섭게 비판한 다른 의원들과 달리, "여러 가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지방자치 구조 전체에 대한 이야기니까 당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니까 단식은 너무 오래 하지 말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비노계 이개호 의원은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김종인 대표는 리더십도 훌륭하지만,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어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서 호남 참패는 대표라는 역할에서 책임이 있다는 것이지,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친노계 재선 의원도 "당 대표로 가야할 곳을 들렸을 뿐"이라면서도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도 그렇지만, 안보정책에서도 당내 여론을 확장시켰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 등 전문적인 측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선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다기보다 관리인 역할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인 대표의 국보위 이력과 지난 총선 과정에서 높아진 지역 반감으로 김종인 대표가 킹메이커로 나설 경우, 더민주당 대선 후보가 호남에서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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