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새정치' 지켰지만…혼돈의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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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사퇴]'새정치' 지켰지만…혼돈의 국민의당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6.29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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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안철수-'호남' 천정배…지도부 '균형점' 깨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당 대표직 동반 사퇴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오른쪽)과 천정배 공동대표 ⓒ 뉴시스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국민의당이 29일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의 동반 사퇴로 진화에 나섰다. 이로써 '새정치'는 지켰지만, 당의 미래는 안갯속에 빠졌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며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천정배 대표 역시 "저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직 동반 사퇴는 전날 당이 내놓은 '기소시 당원 자격 정지'가 실효성 없는 조치라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당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검찰 구속으로 오전 6시부터 릴레이 회의를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로 '새정치'의 이미지는 지켰지만, 정작 당 자체는 혼란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이날 <시사오늘>과 통회에서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안 대표 입장에서는 새정치라는 이미지를 지켜야 했을 것"이라면서도 "경륜 있는 정치인이었다면 검찰 수사 결과를 모두 지켜보고 정치적 책임을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 내부에서도 의원들 다수가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어제 오늘 소속 의원 대부분이 사퇴를 만류했지만, 책임지는 정치를 위해 두 대표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CBS <김현정 뉴스쇼>에 출연, "안철수가 없는 국민의당은 생각할 수 없다"며 사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책임지는 정치'를 강조했지만, 당내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내부에 안철수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 지지를 등에 업고 녹색 돌풍을 일으켰지만, 정작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인식되는 인물은 안철수 대표가 유일하다. 지역구 23곳이 호남에 쏠려있고, 안철수 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당내 유일한 수도권 의원이다.

이 때문에 지역정당이라는 한계가 재차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상호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그간 안철수 대표를 통해 가려졌던 동교동계가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총선 전부터 안철수 대표가 수도권을, 천정대 대표는 호남지역을, 박지원 원내대표는 그 간극을 조정하는 역할로 최선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대표직 사퇴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지만, 이로 인해 리베이트 진상규명 과정이 가려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호남지역 정계인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대표직 사퇴는 잘한 결정"이라면서도 "대표직 사퇴로 리베이트 의혹을 마무리 짓는 듯한 모습을 비춰서는 안 된다. 안 대표도 비례대표 과정 등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에 한해서 소명하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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