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단체연수 논란…한전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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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단체연수 논란…한전 입장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8.0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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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강연 듣는게 아니라 신기업 탐방 등 현장중심 교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의 1인당 900만 원짜리 단체 해외연수가 논란이다. 무엇보다 ‘불공평한’ 전기료 누진제로 서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을 마음대로 틀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해외연수이기 때문이다.

9일 <노컷뉴스>는 한전 직원 100명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세계 에너지 산업 현장을 체험한다는 명목인데, 1인당 900만 원이나 소요되는 연수일정이 관광·견학 등으로 채워져 전기요금 누진세를 통해 얻은 이익을 직원 해외 관광경비로 낭비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은 내부 공고를 통해 지난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수자 100명을 선발했으며, 이들은 20명 씩 5개조로 나뉘어 7박 8일 일정으로 휴가철인 지난달 말부터 이달 말까지 약 한달 동안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탑승했거나 탑승할 예정이다. 이번 연수에 소요된 비용은 총 9억 원이다.

특히 연수 계획서에 담긴 교육방법에는 스탠포드대학의 토니 세바 교수 등 해외 석학 특강과 테슬라와 구글 등 현지 기업 탐방, 그리고 워크숍이 전부이며, 이 외에는 대부분 관광일정이라는 것이 내부관계자의 설명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 전기료 누진제로 폭염에도 서민들이 에어컨을 마음대로 못 트는 가운데 9일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의 '단체 해외연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뉴시스

또 한전 내부 관계자는 "이익이 늘어나니 이런 저런 명분을 만들어 간부들 해외 관광 시켜주는 것"이라며 "대상자들이 영어도 못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무슨 교육을 받는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도 한다.

이와 관련, <시사오늘>은 이날 한전 관계자로부터 입장을 들어봤다.

우선 ‘굳이 미국으로 연수를 가기보다는 미국 대학 교수들을 초청해서 더 많은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게 하는 게 더 효율적인게 아니냐’라는 질문에 “이번 연수는 현장중심 과정으로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게 아니다”며 “한전이 신사업 쪽에 주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 미국의 스텐포드 대학을 (방문하고) 신산업에서 (앞선) 구글이나 테슬라 등 기업들을 탐방하는 코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면 모든 일정이 빡빡하게 교육일정으로만 되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도 답했다.

한전의 이같은 해명에도 ‘요즘처럼 정보통신이 발달한 상황에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현장연수를 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라는 곱지 않은 시각이 여전하다.

이 가운데, 한전은 이날 여름철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국의 사업소에서 ‘절전 거리 홍보’를 실시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과 경영진, 직원들은 이날 오전 출근길로 붐비는 광주광역시의 중심가인 상무지역 전철역에서 생활속 전기 절약 실천 방안을 담은 리플렛과 홍보물을 나눠주며 시민들에게 절전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한전이 1인당 900만 원짜리 해외연수를 보내느냐’라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한전 관계자는 '소비자가 에너지 1등급 효율 에어컨 등을 구입하면 최대 20만 원 내에서 구입가의 10%를 한전 돈으로 반환해주는' 정부의 정책과 관련, 일종의 ‘부자감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새로운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꼭 부자만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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