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모친상]故 강태영 여사…"삶의 스승이자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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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모친상]故 강태영 여사…"삶의 스승이자 조력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8.1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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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故 강태영 여사는 김승연 회장의 삶의 스승이자 조력자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아단(雅丹) 강태영 여사는 1927년 경기도 평택의 평범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났다.

수원여학교 졸업을 앞두고 양가 어른의 소개로 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와 만나 1946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김종희 창업주는 맞선 결혼에 반발해 강태영 여사를 맞선 전날 먼저 찾았고, 둘은 서로 호감을 느끼고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태영 여사는 유교적 성품을 간직하고 묵묵히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교육에 힘쓰는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문화사업이나 육영사업과 같은 사회활동에 대해서는 조언자이자 조력자였다.

지난 1960~70년대 김종희 창업주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유력 인사들과 교류도 활발히 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자처했다. 당시 가회동 자택에는 외국 손님들도 자주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한국 전통 가정에서 정성스러운 식사를 대접했다.

지난 1971년 미국 레어드 국방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 강 여사는 자택에서 정성껏 손님을 맞이했고, 국방장관의 부인인 바바라 여사는 전형적인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는 일화가 신문지상에 소개되기도 했다.

후학양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남달랐다. 선대회장이 고향인 충남 천안에 북일고등학교를 세울 때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했고, 1976년 신부동 국사봉 밑에 천안북일고등학교가 탄생하는데 일조했다.

남편인 김종희 창업주가 1981년 7월 57세로 생을 달리한 이후에는 자신의 생일을 제대로 챙기지 않으며 남편을 그리하기도 했다.

남편을 추모기하기 위해 성 디도(김 창업주의 천주교 세례명) 성전을 지어 봉헌했고, 자신이 직접 지은 시로 남편을 기렸다.

강태영 여사는 김승연 회장에게 삶의 스승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지난 1981년 김종희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김승연 회장이 경영을 승계하자 업계에서는 젊은 CE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강 여사는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장남인 김승연 회장을 믿고 의지했다. 강 여사의 기도와 바람처럼 김 회장의 한화그룹은 제2의 창업을 실현했고,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어린 나이에 CEO에 오른 김승연 회장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사업능력과 추진력은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강태영 여사는 김종희 창업주가 유언 없이 타계하면서 형제간 재산분쟁이 불거지자 1995년 자신의 칠순잔치에서 장남(김승연)과 차남(김호연)의 화해를 유도해 갈등을 봉합하기도 했다.

강 여사는 문화, 교육사업에도 관심이 높아 문인들과 함께 문학동인을 만들어 문단활동을 펼쳤다. 문학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한국 고전과 근현대 문학을 수집, 2005년 재단법인 아단문고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단문고엔 이인직의 ‘혈의 누’,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청록집’, 나운규의 ‘아리랑’, 조시경의 ‘조선어문법’ 등 국보 3점, 보물 28점 등 총 8만9150점에 이르는 희귀 근현대 문학자료 등 귀중한 자료가 소장돼 있다.

성공회 신자였던 강태영 여사는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가 추진하는 사회사업에 아낌없는 사랑과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성 안나의 집’과 ‘성 보나의 집’을 후원했으며, 수도회 채플을 축성해 봉헌하면서도 모든 일에 단 한 번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한 해마다 서울 북촌 마을회관 노인정에 떡을 돌렸는데, 후에 김승연 회장이 북촌마을에 대한 지원 취지를 듣고는 떡과 함께 쌀을 기증한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김영혜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회의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선영이다.

한편 김승연 회장은 11일 정오경 빈소에 도착해 빈소를 지키고 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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