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로, 호남으로…외연 넓히기 나선 文과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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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로, 호남으로…외연 넓히기 나선 文과 金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8.12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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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안보·김무성은 통합 행보…‘집토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4·13 총선 이후 한동안 ‘침묵 모드’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여름 들어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 독립운동가 매천 황현 선생 생가 찾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시스

문재인 전 대표는 ‘안보 행보’

우선 문 전 대표는 12일 백령도를 찾아 안보 행보를 지속했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안보의 중심지’로, 천안함 폭침과 북한군의 해상포격 등을 겪은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서 해병대를 격려하고 현충탑과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아 순직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지난달 25일에는 독도를 방문, 경비대원들을 격려했고, 29일에는 독립운동가인 한태석 선생의 손자 한상조 씨를 찾아가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선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며 애국심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6일에는 독립운동가 매천 황현 선생의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이런 움직임은 더민주당의 ‘국가관’을 의심하는 보수층을 껴안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안보와 애국을 부각해 ‘사람은 좋은데 당(黨)이 걱정’이라는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인 셈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차기 대선이 인물 경쟁으로 흘러가면 우리는 불리할 것이 없다고 본다”며 “안보를 강조하는 행보는 대선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안요소를 제거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방문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김무성 전 대표는 ‘통합 행보’

반면 김 전 대표는 통합 행보에 나섰다. 지난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에 내려간 그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 방명록에 ‘지금 대한민국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도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었다. 김 전 대표의 메시지는 지난해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던 유승민 의원의 주장과 오버랩된다는 평가다.

지난 1일에는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 팽목항을 찾았다며 ‘하루빨리 배가 인양돼 바다에 남은 아홉 분이 가족 품에 돌아가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2일에는 순천, 3일에는 화순·광주·담양, 4일에는 여수 등 호남 곳곳을 다니며 민심을 들었고, “재벌 대기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며 경제적으로도 진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영남·보수층을 넘어 호남·진보층의 표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와 김 전 대표는 전혀 다른 것 같지만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대신 지지층 결집 능력은 어떤 후보들보다도 뛰어난 만큼, ‘집토끼’ 단속보다는 ‘산토끼’ 사냥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문재인다워서’ 혹은 ‘김무성다워서’ 두 사람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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