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號 출범]우선과제는 '이건희·노트7 그늘'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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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號 출범]우선과제는 '이건희·노트7 그늘' 벗어나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0.28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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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이건희가 이재용 살렸다"…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여부 '촉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으로 경영 전면에 섰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부친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새로운 리더십 발휘와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 후폭풍에 따른 실적 하락 만회가 그의 '우선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곳곳에 드리운 이건희의 그림자…이재용, 능력 증명해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앞에 놓인 우선과제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수습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뉴시스

이건희 회장은 우리 재계를 뛰어넘어 국내외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떨쳤다.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대표되는 탁월한 리더십, 연간 매출액 13조5000억 원에 불과했던 삼성그룹을 불과 20여년 만에 글로벌 최고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역량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대외 영향력도 부친 못지않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2014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World's most powerful people)' 순위에서 이건희 회장과 함께 공동 35위에 올라 부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올해 9월에는 미국 미디어그룹 <블룸버그>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Most influential) 50인' 중 18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당시 <블룸버그>는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에 전량 리콜을 결단한 이 부회장을 높게 평가했다.

문제는 그룹 내 영향력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부친이 병상에 누운 이후 사실상 삼성그룹의 오너 역할을 맡아왔지만, 사내 곳곳에는 여전히 이건희 회장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한때 삼성그룹의 임원들이 이 부회장에 대항하기 위한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후문이 증권가에 돌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아직 이 부회장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삼성'의 실패로 대표되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눈치다. 최근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도 그 연속선상에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향력 강화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새로운 리더십을 선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7일부로 등기이사에 선임돼 경영 전면에 선 만큼, 이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13일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된다고 해서 3세 승계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달라져야 하고 달라질 것임을 시장과 사회에 보여줘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더십을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장과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돗자리는 깔렸다',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 후폭풍 수습 어떡해
"'선택과 집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돗자리'가 이미 깔린 눈치다. 갤럭시노트7 관련 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전체가 유례가 없는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2016년 3분기 매출액 47조8200억 원,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29.7%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4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최악의 수치다.

갤럭시노트7에 들어간 배터리를 생산했던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2900억 원, 영업손실 1104억 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더욱이 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130.7%나 증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기 역시 올해 3분기 매출 1조4672억 원, 영업이익 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87.4% 줄은 실적을 보였다.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등기이사 이재용'에 대한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과연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도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권혁중 시사평론가는 2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실적과 관련, "모바일 부문이 폭락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86% 이상을 반도체 부문이 책임지면서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괜찮았다"며 "이건희가 이재용을 살린 셈이다. (이건희 회장이 세운) 포트폴리오의 힘"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날 KBS<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서 "(이재용 부회장이)갤럭시노트7 사태를 수습하면서 자기의 스타일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이른바 '선택과 집중'뿐인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수직 계열화가 심해 혁신경쟁에서 굉장히 불리하다. 수직 계열화의 연결고리가 느슨하게 돼야 하는데 삼성은 정반대의 조직"이라며 "작고 민첩한 조직 구조, 소유 지배 구조로 바꾸는 것까지 나아가야만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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